[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

주택시장 거래의 걸림돌로 지적됐던 양도세 중과가 폐지된다는 소식에도 강남3구는 시큰둥하다. 시장 침체로 매수세가 사라진 시장에서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다. 강남구 개포동 'ㄱ'공인은 "다주택자들이 많은 강남3구는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과세를 폐지하게 되면 과세되던 물건까지 시장에 무더기로 나올 확률이 높다"며 "문의 전화조차 없는 상황에서 매물만 쌓이게 될 뿐"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당장 시장에 미치는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서초구 'ㅎ'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미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에 대한 조치가 있기에 큰 영향 없다"며 "그동안 나왔던 정책들이 바로 시장에 반영된 적도 없었고 아직 통과되지 않았기에 반응이 거의 없다"고 귀띔했다.

오히려 일선 중개업소에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확대 소식에 반기는 모습이다. 현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가 한시적 완화된 상태로 혜택을 받지 못하던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제공된다면 거래 정상화에 다소나마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완전 폐지로 인해 가격만 올라가는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송파구 'o'공인은 "현재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없는 상태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을 주면 시장에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여름철 비수기에다 이미 가을 학군 수요가 움직였기 때문에 당장의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양도세 중과가 폐지되면 다주택자가 양산될 수 있어 한때 '집장사', '투기꾼'으로 내몰리던 다주택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질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즉 매물이 나와 단기적인 하락세는 나타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거래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다주택자들이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어 매매시장도 살아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강남 다주택자들은 양도차익이 많지 않기 때문에 현장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매도 분위기가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며 "집값을 반등 시키는 투기수요자라보다는 임차시장의 공급자로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씨티은행 김일수 PB는 "양도세 중과 폐지 방안이 당장의 거래활성화를 위한 정책은 아니다"며 "이미 올해 재산세는 다 책정돼 집주인들이 당장 팔려고 달려들지는 않고 느긋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 자체가 살아나야 양도세 중과 폐지 역시 실효성을 갖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과세를 내년까지 유예해준다고 했을 때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집을 파는 사람이 아닌 사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조세특례 등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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