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일본 경찰이 다른 사람의 컴퓨터를 감염시킬 목적으로 악성 스크립트를 만들어 보관한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21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경찰청 사이버범죄대책과는 기후(岐阜)현 오가키(大垣)시에 거주하는 가와구치 야스히로(38, 무직)를 ‘부정지령 전자적기록 보관’ 혐의를 적용해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무단지령전자적기록 보관죄는 일본에서 지난 6월 형법개정으로 신설되어 이달 14일부터 시행된 것으로 해킹에 쓰일 수 있는 악성코드 등을 만들어나 저장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일본 언론들은 ‘바이러스죄’라는 표현을 널리 사용하고 있으며 시행 이후 실제로 적발되어 처벌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용의자 가와구치는 2007년부터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워 악성코드를 제작했으며 지난해 봄부터 10회에 걸쳐 악성코드가 삽입된 파일을 파일공유서비스에 올리는 방식으로 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아동 포르노를 다운받는 이들을 감염시켜 혼내주려 했다”고 진술해 혐의를 인정했다.

악성코드가 심어진 파일은 음란물처럼 이름을 바꿔 위장했으며, 해당 파일을 다운로드받은 컴퓨터에서는 불쾌한 이미지가 모니터에 계속 뜨거나 제멋대로 파일을 대량으로 자동복사해 컴퓨터 작동이 정지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났다고 경찰측은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 가와구치의 컴퓨터에 2000명 분량의 IP주소 등 개인정보가 저장되어 있었으며 같은 수가 악성코드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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