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집중호우 피해와 관련해 "서울도 재해 (대책) 기준을 올려야 한다. 과거 기준을 갖고는 도시 재해를 막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한강홍수통제소를 방문해 "비가 너무 많이 왔다. 이런 데(강수량)에 (재해대책을) 맞춘 도시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렇게 짧은 기간에 많은 비가 오는 건 처음"이라며 "과거에는 다른 지역이 수해를 입었는데 이제는 강남이 수해를 입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도시에 이런 재해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기준을 세워야 한다"면서 "이제는 부산도 그렇고 도시에서 재해가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는 산 밑의 전원주택에서 사고가 났는데 과거 기준으로는 (주택 안전 기준에) 아마 상관없을 것이다. 이제는 기준치를 올리고 엄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처럼 비가 오면 어떤 도시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짧은 시간에 이런 용량의 비가 오는 데 맞춰 있는 도시는 별로 없을 것이다"며 "이제는 이런 기준으로 보완할 거는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김양수 한강홍수통제소장에게 "소양강댐 상황은 어떤가. 지금도 수문을 열어 놓고 있나. 소양강 수위는 어떤가"라고 질문하며 상황을 점검했고, 조하만 기상청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앞으로 비가 얼마나 올지 물었다.

이 대통령은 통제소 꼭대기에 마련된 전망대에서 여의도와 반포대교, 잠수교, 한강둔치 등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게 여의도인가. 여기는 반포대교, 잠수교. 비가 더 안 오면 오늘내일 물이 빠질 수 있느냐", "올림픽대로에 물이 찬 이유는 뭔가. 올림픽대로보다 한강 수위가 더 올라갔나. 막을 길은 없나" 등의 질문을 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로 돌아오면서 동작대교 남단에 차를 세우고 다리 난간 너머 불어난 한강을 바라보며 "물 빠진 다음 청소 등 정리가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통제소로 이동하면서 미니버스에서 허남식 부산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기후변화 때문에 재해방지 기준도 강하게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방문에는 임태희 대통령실장, 김대기 경제수석, 김두우 홍보수석, 장다사로 기획관리실장 등이 함께 했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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