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7월 한국의 제조업 경기가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체들은 확연히 증가한 신규 주문을 맞추기 위해 고용을 늘렸고, 완제품 재고를 소진했다.

1일 HSBC는 보고서를 통해 "7월 한국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3을 기록하며 기준치를 웃돌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전달의 51.1과 유사한 수준으로, 이로써 HSBC PMI는 최근 9개월 연속 50을 넘어섰다. PMI가 50 이상이면 제조업 경기의 확장을, 반대로 그에 못 미치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HSBC의 한국 PMI는 매월 업계 내 400개 이상 기업의 구매 담당 임원에 대한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7월에는 특히 지난해 11월 이래 매월 증가세를 이어온 신규주문 증가율이 돋보였다. HSBC는 "신규주문 증가율은 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생산 증가 속도는 둔화됐다"며 "이에 따라 고용이 늘어났고, 업체들은 신규 주문 슈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재고를 소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제조업 구매비용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추가 상승했다. 구매가격 상승률은 소폭 둔화됐으나 장기 조사 데이터와 비교했을 때에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생산 가격은 9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는데, HSBC 측은 "제조업체들이 신규 주문 수주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생산 가격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조사를 토대로 HSBC는 한국 경제가 3분기에 접어들며 소폭 반등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망했다.

프리드렉 뉴먼 HSBC 아시아 리서치팀 공동대표는 "글로벌 수요 증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음에도 신규 수출 주문이 증가한 것은 한국 수출산업이 현 상황을 잘 견디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완제품 재고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주문 속도로 봤을 때 향후 생산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며 "생산 가격의 순차적인 하락으로 수개월 내 근원 물가가 안정화될 조짐이 보이고,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가격 압력이 지속적으로 완화되는 현상을 보며 안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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