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일본 히타치와 미쓰비시중공업이 주력 사업부문을 통합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병으로 매출 합계 12조엔을 웃도는 세계 최대 규모 종합인프라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나카니시 히로아키 히타치 사장은 이날 요코하마에서 “히타치와 미쓰비시중공업 양사가 사업부 통합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으며 4일 오후에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미쓰비시중공업 측은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새 합작회사는 양사가 각각 50%씩 출자해 2013년 4월에 설립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며 매출 19조엔의 도요타자동차에 이어 일본 2위의 제조업체가 된다. 일본 언론들은 태양광·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와 철도·교통시스템 등 사회기반시설과 IT 관련 사업부가 통합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히타치와 미쓰비시중공업은 이미 지난 2000년 제철 부문을 통합했으며 지난해 6월에는 해외 철도사업 제휴를, 7월에는 수력발전기기 사업부문을 통합하기로 결정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최근 몇 년간 신흥시장 국가들의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전력·기반시설 투자가 늘고 있으며, 이를 배경으로 수주 확대 및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대체에너지 발전과 기반시설 부문의 통합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기준 일본 2위 제조업체인 히타치는 에어콘·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통신·전자를 비롯해 화력·수력·원자력발전, 철도·수자원관리 등 인프라사업이 주력이며 지난해 그룹 전체 연간 매출은 9조3000억엔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은 발전시설을 비롯해 산업용 기계·방산·조선부문까지 아우르는 일본 최대 중공업체로 지난해 매출 2조9000억엔을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3월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원자력 발전 사업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최근 엔화 강세까지 닥치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두 업체가 ‘사업부 통합’이란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NHK는 친환경 기술을 도입해 에너지 고효율 도시구조를 만드는 ‘스마트 시티’ 분야 등에서 외국 기업에 대한 경쟁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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