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증시 폭락세가 이어지자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는 코스닥 기업들이 속속 등장, 시장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골프존은 한국투자증권과 12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8일부터 내년 2월7일까지 120억원 규모의 골프존 주식을 사들여 운용하게 된다.

지난 5월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기며 화려하게 코스닥에 상장된 골프존은 이후 지속적인 주가 약세에 시달렸다. 공모가 8만5000원보다 높은 시초가 9만4400원에 거래를 시작한 골프존은 한때 코스닥 시총순위 8위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18위 수준으로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주부터 폭락한 증시에 따라 지난 8일 종가는 5만9800원으로 고점대비 37% 가량 하락했다.

골프존은 “주가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골프존은 자사주 보유물량이 없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75.75%를 보유하고 있을 뿐이었다.

심팩메탈로이(SIMPAC METALLOY)도 지난 8일 장 종료후 자사주 20만주를 16억2000만원 규모로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심팩메탈로이는 9일부터 오는 11월8일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자사주 보유물량을 확대할 예정이다.

심팩메탈로이는 이미 자사주 26만4290주(2.03%)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코스닥 시장의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추가취득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측은 이번에 사들이는 자사주를 임직원들에게 상여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지난 4월 1만1450원까지 오르던 심팩메탈로이의 주가는 지난 8일에는 7700원을 기록해 고점대비 33% 가량 떨어졌다. 최근 5거래일 하락률만 23%에 달한다.

내비게이션 아이나비를 제작하는 팅크웨어도 자사주 추가 취득에 나섰다. 지난 8일 팅크웨어는 자사주 20만주를 총 16억4000만원 규모에 매입하겠다고 공시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직접취득 형태로 이뤄지며 9일부터 오는 11월8일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팅크웨어는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차례 지분매입 결정을 하는 등 자사주 취득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만7650원까지 치솟던 주가가 올해 들어 지속적인 약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7월에는 잠시 반등하는 듯 했지만 전반적인 증시 불안속에 최근 5거래일동안 다시 급락세로 돌아서 지난 8일 7770원까지 떨어졌다. 팅크웨어는 이번 20만주의 추가취득을 진행함에 따라 자사주 보유비율이 24.5%대로 높아지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불안한 시점에서 자사주 매입결정을 내린 것은 경영진이 주주들에게 가치제고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주가 저점에서 매수물량이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주가부양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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