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원자재 가격급등에 따른 협동조합 차원의 납품단가 조정 신청이 처음 제기된다.

한국골판지포장공업협동조합은 오는 18일 조합원인 한 중소업체로부터 위임을 받아 군인공제회를 상대로 하도급대금 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합에 따르면 공제회에 주스포장용 골판지상자를 납품하던 이 업체는 최근 원자재 가격이 25.7% 오른 것에 맞춰 하도급단가를 올려달라고 정식으로 요청했다. 그러나 공제회는 "애초 계약에 원자재가격인상을 반영한다는 내용이 없기 때문에 가격을 올릴 근거도, 의무도 없다"며 거부했다.

조합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에서 규정하는 원자재 인상에 따른 원가반영을 지켜야 함에도 이를 외면하는 것은 갑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행위"라며 이번에 하도급대금 조정신청권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법률은 수급사업자가 신청을 꺼려하는 경우를 감안해 협동조합에서도 신청할 수 있도록 최근 개정됐다. 조합과 공제회는 앞으로 열흘간 단가협상을 벌인다. 결렬될 경우 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가 조정을 맡게 된다.

이 조합 김진무 전무는 "부피가 크고 부가가치가 낮은 골판지상자 제조업은 원자재가가 오를 경우 즉각 원가압박을 받아 신속히 연동반영돼야 한다"며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은 경영환경이 열악한 골판지상자업계와 상생협력정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