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원유(原乳)값 인상이 이뤄진 가운데 정부와 우유업체가 오는 23일 한자리에 모인다. 이번 회동은 원유값 상승이 곧바로 우유 가격에 반영되지 않도록 우유업체에 가격인상 자제를 당부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자리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8일 브리핑을 통해 "오는 23일 우유업체, 대리점, 대형매장 관계자 등을 불러 원유가격 인상에 따른 우유제품 가격 결정 문제에 대해 협의하고 가격인상 자제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이날 원유 수급상황, 수입 유제품 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내용 등 여러 자료를 제시하며 유업체의 우유값 자제를 촉구했다.

권찬호 농식품부 축산국장은 "원유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연말까지 우유업체들이 추가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818억원으로 추산된다"면서 "원유가격 인상 후 제품가격 반영시까지 통상 1.5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부담액은 610억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해 우유 생산량 감소에 따라 정부가 우유제품 원료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 관세없이 원료를 수입토록 함으로써 우유업체들이 얻은 이익이 601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원유 가격 인상에 따른 우유업체의 부담과 할당관세 적용에 따른 우유업체들의 이득을 비교하면 그 차액은 작게는 9억원, 많아야 217억원이라는 게 농식품부의 판단이다.

이를 근거로 권 국장은 "우유업체와 식품업체들은 우유제품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거나 인상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정부는 이를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유업체 및 식품업체들이 원유가격 인상을 틈타 관련제품의 가격을 터무니없이 인상할 경우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그러나 우유업체들은 원유값 뿐만 아니라 다른 원재료 가격 및 인건비 상승 등을 감안할 때 우유 가격의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23일 진행될 정부와 유업체 간의 협의에서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주목된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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