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19일 인천시청을 방문해 이동 당사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변했다. 지난해 지방선거·보궐선거 패배를 비롯해 최근의 지지율 하락까지 잇단 시련을 겪은 유 대표가 바짝 몸을 낮추고 민생 행보에 나섰다.

유 대표는 19일 인천을 방문해 '이동 당사(黨舍)' 활동을 벌였다. 전국을 순회하며 지역주민들과 만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지역 현안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나아가 참여민주주의를 구현하고 당 정책의 방향을 모색하겠다는 취지의 활동이다. 이미 경기도 김포ㆍ이천과 부산 해운대, 강릉 경포대 등에서 이동 당사 활동을 진행했다.

인천은 다섯 번째 이동 당사 활동 지역으로, 이날은 부평 지역 학부모들과 교육 양극화 문제ㆍ미래형 창의 교육 등에 대해 토론하는 'Edu-Concert'(부제 나는 엄마다)가 진행됐다. 유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교육 문제에 대한 학부모들의 생생한 생각과 제안 등을 들었다. 21일 오후엔 부평역 광장에서 '마이크를 빌려드립니다'는 행사를 진행한다. 100년 전 종로네거리에서 시작됐던 '만민공동회'에서 착안해 시민들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무대에 올라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이 행사를 통해 유 대표는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각 지역마다 가보면 전혀 몰랐던 문제들이 튀어 나와 공부를 하는 계기가 됐다. 시민들의 하소연을 들으면서 "정치를 잘해야겠다"는 각오도 새롭게 다지게 됐다.

실제 이날 인천시청을 찾은 유 대표는 기자들에게 "부평에서도 뭘 배우게 될 지 흥미 진진하다. 여기 저기 돌아 다니면서 공부도 많이 했고, 시민들의 말씀을 들으면서 뭘 더 배우게 될까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특히 특유의 날카로운 화법과 말투ㆍ태도 등을 버리기 위해 노력하는 기색이 엿보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찬반 투표에 대한 질문에 특유의 날 선 비판과 풍자 보다는 일단 "전면 무상 급식이 좋다는 의견도 있고 우선 저소득층만 무상 급식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며 반대 측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 것이 대표적 사례다. 유 대표는 그러면서 "정치가 할 일은 그런 갈등을 절충하고 타협하는 일인데, 시장이나 시의회 모두 시민들이 뽑은 대표인 만큼 서로를 인정하고 합의ㆍ절충해서 일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서울시장이 나서서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야권 통합 문제를 언급할 때도 '튀지 않으려는' 노력이 역력했다.

유 대표는 "국민들 상당수가 정권 교체를 원하고 그러기 위해선 진보 개혁 성향의 정당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여론이 존재하기 때문에 야권 통합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연대냐, 연합이냐, 부분적 통합-야권연대냐 등 다양한 방안이 있는데 정치 주체들이 스스로 선택할 문제"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당원들이 참여당과의 통합을 반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그들의 마음이 모이지 않는 것이 무작정 나쁜 것도 아니다. 어느 것이 옳다고 단언할 근거는 없다"며 "다 같이 마음이 모이면 같이 당을 할 수도 있지만 거기까지 하기엔 현재 마음이 모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이어 "대통합은 당원들이 원하면 되는데, 현재 민주당 등의 당원들이 이를 원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며 "대통합이 현실로 되기엔 논의나 노력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자신을 제치고 야권 대선 후보로 급부상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해선 "아주 훌륭한 분으로 매우 기쁜 일"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 대표는 "언론에 나오는 것처럼 경쟁 관계는 아니다. 정권 교체 민심은 뚜렷한데 부응할 만한 큰 리더십은 아직 안 보인다는 게 국민 여론이고 아직 야권에 뚜렷한 지지를 받는 예비 후보가 없다"며 "문 이사장은 그 가운데에서 국민들 의해 발견되기 시작한 시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문 이사장은 아주 훌륭한 인물이다. 야권에서 누가 됐든 국민의 기대를 받는 이들이 생겨나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고 기쁜 일"이라며 "앞으로 더 지지율이 올라갈 것으로 본다. 야권의 리더들은 각자 더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다른 사람이 더 많이 받으면 칭찬ㆍ기뻐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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