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22일 최고위원회의가 진행된 국회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실의 문은 굳게 닫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발표한 지 24시간만에 열린 회의는 처음부터 비공개로 진행됐다.

김기현 대변인은 "(최고위원들 간)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기 위해서"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주민투표에 당이 전사적인 지원을 하는 것에 "당이 거리를 둬야한다"(유승민 최고위원)는 이견이 있었던 만큼 이날 회의를 공개석상에서 드러내는 부담이 큰 탓으로 보인다.

일단 오 시장의 조건부 사퇴 발표 이후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친이계 의원들은 "투표함을 열 수 있는 33.3% 투표율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오 시장이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홀로 시장직을 연계시킨 데에는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지만, 주민투표 실패 시 불리한 입장에서 치러야 할 재보궐 선거와 내년 총선· 대선까지 염두에 둔 결정이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이 총력 지원이라는 방향을 틀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친이계 나경원 최고위원은 회의 직전 기자들에게 "오 시장과 대한민국을 구해야한다"며 "오 시장과 선긋기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치공세에 한껏 열을 올렸다. 같은 시각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는 "어린 아이들의 밥그릇을 볼모로 위협하는 것은 시장이 할 일이 아니다"라며 "오 시장 개인의 정치적 야망으로 어린 아이들을 재물로 삼겠다는 생각을 접어달라"고 규탄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도 "오 시장이 어제 지상최악의 정치 쇼를 감행했다"며 "서울시 무상급식 예산인 650억은 서울시 예산의 0.3%인데, 주민투표 경비로 182억을 낭비하면서 밥그릇을 걷어차겠다는 오 시장은 나쁜 시장"이라고 질타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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