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금융당국이 신용카드사의 무분별한 카드 발급에 제동을 걸었다.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신용카드사의 카드남발과 카드대출 급증 등 과도한 외형경쟁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 6월 특별검사를 실시, 카드발급 건수를 연간 3% 이상, 마케팅 비용을 13% 이상 늘리지 못하도록 했다. 현재 카드 발급 증가율은 연 3% 후반에서 4% 후반대에 달하는데 이를 낮추겠다는 것.
　
상반기 기준 신용카드 발급장 수는 1억2231만장으로 지난해 말 1억1659만장에 비해 4.9% 늘었다. 국민 1인당 카드를 4장꼴로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초 KB국민은행에서 KB국민카드가 떨어져 나온 뒤 농협과 우리은행도 카드분사를 준비하고 있어 전업 카드사들이 늘어나면서 2003년 카드대란에 버금가는 카드 발급 경쟁이 예상될 것으로 금융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당국은 또 은행권이 가계대출을 전월 대비 0.6% 이상 늘리지 못하게 한 이후 은행대출 수요가 카드사로 몰릴 것에 대비해 카드사의 신용대출 증가율을 연간 5% 이내로 제한키로 했다. 이는 평균적으로 전월보다 0.4% 이상 신용대출을 늘리면 안 된다는 의미로 카드업계에서는 은행권보다 더 강한 규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카드사의 대출은 지난해 하반기 54조4000억원에서 올 상반기 53조7000억원으로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관리감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카드사의 외형 증가 추이를 면밀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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