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성동조선해양 채권단이 신규 자금 지원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얼마를 들여야 회사가 정상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 등 성동조선 채권단은 회계법인의 분석을 바탕으로 성동조선의 필요자금을 분석 중이다. 당초 지난달 안에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지원이 늦어지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성동조선 자금 지원과 관련해)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어떤 형태든 회사가 유지돼야 한다는 점에서 자금 지원이 이뤄지기는 할 텐데 시기나 규모는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2000억원이라는 금액도 1달여 전의 경영분석을 바탕으로 한 수치여서 현재 시점으로는 더 많은 금액이 필요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반적인 조선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선수급환급보증(RG) 등으로 크게 데인 적이 있는 채권단은 몸을 사리고 있다.

앞서 채권단은 성동조선에 전문 경영인을 앉혔다. 회사 정상화를 위해 총괄사장으로 하성용 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사장을 임명한 것이다. 개인 최대주주인 정홍준 회장은 대표이사(CEO)직을 유지하되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대외적인 부분만 관여하게 된다.

성동조선은 지난해 4월 유동성 위기에 빠져 채권단 자율협약에 따라 구조조정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경영여건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성동조선의 자기자본은 -1조2225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잠식 규모가 4495억원 늘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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