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0대 기업의 추석 전 하도급 대금 조기지급 현황.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100대 대기업이 추석을 앞두고 중소 협력업체에 조기 지급하는 하도급 납품 대금이 총 5조7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도급 조기 지급을 실시하는 대기업도 10곳 중 7곳으로 지난 해보다 늘어 중소 협력업체들의 자금난이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100대 기업 추석 전(前) 하도급 대금 조기지급 계획 실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업체 89곳 중 62곳(69.7%)은 추석 전 하도급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보다 18%포인트 증가한 것이며, 총 지급 규모도 5조6911억원에 달한다.

특히 동반성장지수 평가대상 56개 대기업은 100대 기업의 평균치보다 높은 80.4%가 추석 전 지급하는 등 기업 규모가 클수록 중소기업의 추석 명절 자금난 해소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은 1조4000억원, 현대차그룹은 1조1500억원, LG그룹은 6000억원을 조기 집행한다.

또한 응답업체의 67.7%는 납품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제공하는 등 전체의 95.1%가 현금 또는 현금성 결제로 집행할 예정이어서 실질적인 지원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조기 지급할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27개 대기업들도 지급 의무가 발생한 이후 평균 25일 이내에 납품대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주관하는 하도급 공정거래 협약의 대금지급조건 평가시 상위 35% 등급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대기업의 대금결제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 제7조에 따르면 대기업이 납품대금을 어음대신 현금성 결제로 지불하면 대금의 0.5%를 대기업의 법인세에서 공제해주지만 중소기업이 선호하는 순수 현금결제는 세제 지원이 전무하다.

전경련은 "중소기업들의 자금난 애로가 좀더 해소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대금결제조건 개선을 위한 인센티브 제도가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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