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지용 기자] 한국은행법 개정으로 금융기관에 대한 한은의 권한이 확대된 가운데 한은을 감시·감독할 수 있는 감찰기능 역시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개정된 한은법은 한은의 자료제출 요구 대상 금융기관을 제2금융권까지 확대하는 한편 금융감독원에 공동검사 요구시 공동검사 이행 의무기간을 시행령에 명시토록 했다.

한은의 위상이 한층 높아진 것이지만 조사를 받아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시어머니'가 한 명 더 늘어난 꼴이다. 지난달 말 한은법 개정 직후 대형 시중은행 은행장이 "앞으로는 한국은행에도 술을 사야 할 지경이 됐다"며 푸념한 것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한은의 책임도 커졌다. 한은은 앞으로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가 요구하면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개최 후 4년이 지난 의결서 또는 의사록 전문을 비공개로 제출해야 한다.

또 매년 2회 이상 거시 금융안정 상황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작성해 국회에 제출하고, 결산서를 외부감사 후 국회와 기획재정부 장관에 각각 내야 한다.

하중경 한양대 교수는 "권한이 주어지고 그 목적이 법에 명시됐으면 그만큼 책임이 더 커진 것이니 한은은 이제 최종대부자로서 시장의 안정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좀 더 엄격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은은 좀 더 시장과 밀접하게 소통하고 정책에 대해서는 좀 더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이미 한은의 물가안정 기능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상당 부분 무너진 상황"이라며 "한은은 금융안정이라는 새로운 권한을 갖게 됐어도 본연의 업무인 물가안정에 대해 소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상을 줘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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