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미세먼지, 타이어가루, 폐 토사 등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중금속 오염물질이 대부분 무방비로 식수원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민주당 소속 이찬열 의원(국토해양위원회, 경기 수원장안)이 한국도로공사 국정감사에서 전국 고속도로 31개 노선 중 비점오염저감시설을 갖춘 곳은 단 9개 노선의 극히 일부 구간에만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하천 위를 지나는 전국의 고속도로 교량 1337개 중 단 11곳에서만 오염 저감 시설이 설치돼 나머지 교량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은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 수질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식수원으로 사용되는 상수원관리지역 32곳 중 현재까지 비점오염저감시설을 갖춘 도로가 단 한 곳도 없어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그대로 상수원에 배출되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는 수도권 2500만의 식수원인 팔당, 잠실, 수원의 광교저수지와 500만 충청권 시민들의 식수원인 대청호 등 우리나라 대다수의 식수원이 포함돼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도로에서 발생한 각종 미세먼지와 분진, 자동차 타이어, 오일류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아스팔트의 마모가루 등의 비점오염물질이 섞인 빗물은 폐수처리장에 유입되는 오·폐수보다 오염도가 최대 4배 이상에 달한다.

또 고속도로 휴게소의 경우 월 평균 9만여 대의 차량이 이용하며 막대한 오염물질이 방출되고 있음에도 비점오염저감시설이 설치된 곳은 전국 169개의 휴게소 중 단 3곳에 그치고 있어 상수원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2015년까지 전체 수질오염에서 도로 등의 비점오염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최대 65~7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로공사는 상수원관리지역 32곳에 156억 원을 들여 2016년까지는 비점오염저감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찬열 의원은 "2010년 수익이 3조원을 넘은 한국도로공사가 겨우 156억원의 사업비 마련을 못해 5년이나 시간을 끄는 것은 국민 건강은 안중에도 없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또 "최소한 상수원보호구역 내의 도로에 대해서만이라도 당장 비점오염저감시설을 설치하고, 전국의 하천 위를 통과하는 교량과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비점오염저감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예산 지원과 제도 개선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주장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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