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범보수 시민후보로 나선다. 이 전 처장은 특히 무소속 독자출마를 거론,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유력한 나경원 최고위원과 다른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범여권 후보가 이처럼 분열되면서 야권이 어부지리 효과를 얻게 될 전망이다. 보수성향의 시민사회단체의 대표적 인사들의 모임인 '8인회의' 19일 회동에서 이 전 처장을 범보수 시민후보로 추대하기로 결의했다.

8인회의에는 이헌 시민과 함께 하는 변호사들 대표, 김종일 뉴라이트전국연합 대표, 이갑선 시민사회네트워크 대표, 임헌조 선진통일연합 공동대표, 김정수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 사무총장, 최인식 국민행동본부 사무총장, 류석춘 연세대 교수, 이명희 공주대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8인회의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 이후 결성된 모임으로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유지하며 이 전 처장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 전 처장은 20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지금은 나를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위헌 판결을 이끌어낸 사람"이라며 "중도보수로 가야한다는 게 시민들의 뜻이다. 한나라당에서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나경원 vs 이석연' 빅매치를 통해 경선 흥행을 이끌어내겠다는 한나라당 지도부의 계획은 사실상 틀어진 것이다. 당황한 한나라당은 이 전 처장의 입당의 강하게 압박했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후보선출과 관련, "당 후보와 외부 인사의 경선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가 마치 당 후보를 선출한 뒤 외부 인사와 또 다른 경선을 치르는 것처럼 보도된 바 있지만 전혀 사실과 다르고 검토된 바도 없다. 공당으로서 취해서는 안 될 편법"이라고 말했다. 이 전 처장이 요구하는 투트랙 경선방식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후보로는 나경원 최고위원의 선출이 확실시된다. 일각에서는 경선없이 단독 추대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나 최고위원은 추석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야권 단일후보로 유력한 박원순 변호사와의 지지율 격차를 빠르게 좁혔다. 당내외 인사들을 대상으로 출마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있는 나 최고위원은 이르면 22일 출마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처장과 나 최고위원이 각각 독자출마하면 범보수진영은 한나라당과 시민사회 후보로 분열된다. 양측은 당분간 제 갈 길을 가겠지만 후보단일화를 둘러싼 신경전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의 분열로 범야권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막아야 한다는 양측의 공감대가 형성돼있기 때문이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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