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코트라는 21일 '포스트 카다피, 리비아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카다피 정권 종식 후 새로운 리비아 시장은 전쟁기, 회복기, 성장기의 구분된 구간의 모습을 보일 것이며 우리기업의 수출전략도 이에 맞는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리비아 사태와 비슷한 상황이었던 걸프전과 이라크전의 경우, 우리 기업들의 중동지역 수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걸프전 시 우리나라의 대 중동 수출은, 전쟁기인 1, 2월에는 수출이 각각 22.5%, 11.9% 감소하며 급격히 얼어붙었으나, 회복기인 3월~8월까지는 월평균 2.8%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성장기인 9월에서 이듬해 8월까지는 월평균 증가율이 28.6%에 달했다. 이라크전 당시도 전쟁기인 3~5월에는 수출이 평균 11.3% 증가세에 그쳤고 회복기인 6월~11월까지는 월평균 14.3%증가, 성장기인 12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는 월평균 26.1% 증가했다.

전쟁기, 회복기에 유망한 품목으로 우선 가전제품 분야가 유망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치안 악화에 따른 보안시스템, 실내 활동시간 증가에 따른 AV 기기, 가라오케 등의 수요증가가 예상된다. 현지인들이 안전한 가정에서 CNN이나 알 자지라 등 외신 위성방송을 통하여 정보수집을 하면서, 위성방송수신기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쟁기, 회복기에는 경기부양책에 따라, 자동차, 의류 등의 생활소비재, 의약품, 의료장비 등 의료 관련 품목의 시장도 확대될 전망이다. 과거 걸프전 및 이라크전 당시는 일반소비재 수입이 활발하지 못하였으나 신정부가 시민 생활안정을 위한 생활소비재 무상지급, 임금인상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소비재 수요도 확대될 전망이다.

현지정세가 안정된 성장기에는 플랜트 분야에서도 쏟아지는 발주 물량에 따라서 철강제품, 스텐레스 강관 등의 건설기자재, 열교환기, 밸브 등의 플랜트 기자재, 타워크레인, 포크레인 등의 건설 중장비의 수입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향후 달라질 리비아 시장환경에도 유의해야 한다. 리비아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신정부 설립에 공헌한 NATO 서방국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질 전망으로, 서방기업에 대하여 경제적 이권을 부여할 가능성이 크며, 진출희망 우리기업의 주의가 요구된다.

리비아 경제 활성화 및 제조업 육성을 위하여 외국인 투자관련 정책, 제도가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북아프리카의 중심에 위치하며 유럽에 인접한 리비아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우리기업도 활용가능한 자유무역지대의 신설이 기대되기도 한다.

박진형 코트라 정보컨설팅본부장은 "향후 리비아 시장은 안정화 단계를 거치며 새롭게 개편될 것"이라며 "서방기업에 비해 다소 불리한 입장에 있는 우리기업들은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리비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