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일요일이 좋다> ‘런닝맨’(이하 ‘런닝맨’)에서 변화하는 게임의 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멤버들의 캐릭터들이다. 신발에 방울을 달든 누군가가 스파이가 되든, 결정적인 재미를 좌우하는 건 게임에 임하는 플레이어들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눈치가 빠르고 다른 사람을 속이는 연기에 능한 유재석이 스파이로 활동하는 것과, 상대적으로 어리바리하고 순진한 개리가 스파이로 활동하는 것은 게임의 재미 포인트가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 이들은 ‘런닝맨’이라는 게임의 틀 안에서 물고 물리는 관계를 형성하며 흥미를 더한다. 말하자면, <포켓몬스터>처럼 게임(전투) 속에서 나름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셈이다. 그래서 <10 아시아>는 ‘런닝맨’의 일곱 멤버와 그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게스트 두 명의 ‘런닝몬 도감’을 만들어 보았다. 과연 이들은 각자 어떤 특성을 띠고 있으며, 어떤 먹이사슬로 연결돼 있을까.

명실상부 런닝몬 세계의 최강자. 힘도 세고 달리기도 빠르며 엿듣기와 엿보기에도 능하다. 즉, 꿈의 완전체 런닝몬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천적인 헌터몬이나 안문숙몬을 만나면 제대로 공격도 하지 않고 꼬리를 내린다. 한편, 예쁜 암컷몬이 있을 때나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을 때는 굉장히 순해져 싫어하는 음식인 커피를 들이키기도 한다. 예외적으로, 장군몬과 함께 있을 때도 말수가 적어지고 얌전해진다.


특별한 필살기는 없지만 꾀가 많고 눈치가 빨라 근육꾸기몬과 함께 런닝몬 세계의 양대산맥으로 꼽힌다. 주로 개인플레이를 하는 데 능하며, 어떤 몬들과도 쉽사리 공생관계를 맺거나 천적이 되지 않는다. 진행부터 숨바꼭질, 다른 몬들을 속이기 위한 연기까지 당연한 듯 척척 해내는데, 최근에는 천자문과 암컷어까지 습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금만 긴장하면 장트러블을 일으켜 전투에 지장을 받는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힘은 근육꾸기몬에게 한참 못 미치지만, 재빠른 공격력과 어디서든 몸을 완벽하게 숨길 수 있는 능력으로 에이스라 불린다. 움직여야 할 타이밍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영리함 또한 갖추고 있어 그 무섭다는 헌터몬을 따돌리고 승리하기도 했다. 전투 중이 아닐 때는 멍하게 에너지를 충전하기도 하지만, 누군가 도발하면 즉시 풀파워를 가동해 주먹 휘두르기, 발로 차기 등의 필살기를 선보인다. 화사한 메이크업으로 최대한 방어하는 다른 암컷몬들과 달리, 선글라스, 미스트, 로션 방어구 세트로 최소한의 방어만 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늘 “우리 형~ 우리 형~”하는 울음소리를 낸다. 특히 최강자인 근육꾸기몬을 잘 따르지만 다른 동네에서는 유느몬에게 아첨하는 모습을 보여, ‘간신’이라는 별칭을 무색하지 않게 한다. 몸집은 작지만 식탐이 강해 떡볶이, 스프링롤, 토스트 등 먹지 못하는 음식이 없고, 특히 육식을 즐겨 쉽게 살이 찐다. 또한 늘 구애행동을 하고 있는데, 새로운 암컷몬들이 등장할 때마다 “마지막 사랑이 되어 주세요!”라고 외치는 통에 런닝몬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난봉꾼으로 지적받고 있다.


공격성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순한 외모와 늘 허허실실하는 태도. 하지만 중요한 승부를 내야할 때 얼굴에 나타나는 평온함은 평온해씨의 내공을 짐작케 한다. 하긴, 왕년에는 격투몬이었다는 소문도 있으니까. 예쁜 암컷몬들과 있으면 얼굴이 빨개지면서 말이 꼬이는 ‘미인울렁증’이 있지만, “멍하지효몬은 나한테 완전히 빠졌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수컷 중의 수컷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자중지란’이라는 사자성어를 “손으로 똥 닦기”라 해석하거나 ‘백반가루’를 ‘흰 쌀밥’으로 오해하는 백치미는 커다란 약점이다. 물론, 매력이기도 하다.


독이 든 모함과 막말로 다른 몬들을 공격하지만, 독성이 약해 데미지는 거의 없다. 더구나 겁이 많아 다른 몬들의 등 뒤에 자꾸 숨으려 하고, 때로는 쓰레기통에 낀 채 발견되기도 한다. 그러나 헌터몬, 안문숙몬 등 강한 몬들과 파트너가 되면 겁이 없어져 마음껏 포효하거나 천적 근육꾸기몬의 턱을 잡는 과감한 행동을 보인다. 소녀시대의 유리몬을 가장 좋아해 긴 팔다리와 흐물흐물한 몸체를 흔드는 허리케인 돌풍댄스로 구애 한 다음, 파트너가 되면 온 몸의 에너지를 모두 끌어올려 전투에 임한다. 물론, 에너지는 초 단시간에 소진된다.


런닝몬 세계의 최약체로 일컬어지는 몬이다. 다른 몬에게 쫓길 때 길이 없는 곳으로 도망치거나, 잡히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감옥으로 걸어 들어가는 습성이 있어 주로 전투 초반부터 감옥에서 발견된다. 또한 필살기가 없고, 조금만 뛰어도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드러누워 버리는 탓에 파트너몬으로써의 활용도도 낮은 편이다. 다시 말해, ‘수다’ 하나로 분위기를 휘어잡았던 원산지에서 떠난 후,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 번의 등장으로 모든 몬들을 제압하고 런닝몬 세계를 재패했다는 전설의 몬. 무성한 털과 큰 덩치에도 불구, 수풀 등에 몸을 숨겼다가 잽싸게 다른 몬들을 낚아채는 솜씨는 가히 환상적이다. 단순히 재미로 사냥을 할 만큼 잔인한 성격이지만, 다루기는 의외로 쉬워 “최민수! 최민수!”를 외치거나 놀이기구를 태워주면 기분이 좋아져 가벼운 춤을 추기도 한다. 최근 자신을 약올린 유느몬을 노리고 있어, 2개월 안에 런닝몬 세계에 재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많은 필살기를 보유하고 있는 몬이다. 빗자루를 휘두르거나 바닥에 드러누워 양 발을 마구잡이로 놀리면 수컷몬 여러 명이 달라붙어도 속수무책이다. 생명력 또한 질겨, 아무리 공격해도 좀비처럼 끊임없이 살아난다. 장군몬을 얌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딱 한 가지, 근육꾸기몬과 붙여 놓는 것뿐이다. 특히 근육꾸기몬이 ‘그대 안의 블루’를 함께 불러주면 좋아한다. 하지만 다른 몬들이 근육꾸기몬을 공격하면 전투력이 무한대로 증가하니 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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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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