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찰리 채플린의 영화 '시티 라이트 City Lights'(1931)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가난한 남자와 눈이 먼 여자가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송일곤 감독의 표현대로 '오직 그대만'이 6일 개막된 16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따뜻한 시작을 알리는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TV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드는 한류 스타 소지섭과 TV 드라마 '찬란한 유산'의 한효주가 주연한 '오직 그대만'은 개막 상영에 앞서 지난달 26일 예매가 시작된 지 7초 만에 5000석 좌석 전체가 매진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오직 그대만'은 오는 10월20일 일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는 14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월드 프리미어 135편을 비롯해 70개국ㆍ307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테렌스 맬릭 감독의 '트리 오브 라이프'와 '자전거 타는 소년'(다르덴 형제 감독), '멜랑콜리아'(라스 폰 트리에 감독)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난니 모레티 감독) 등 올해 칸을 뜨겁게 달군 거장들의 화제작들이 일제히 공개된다. 폐막작으로는 야쿠쇼 코지, 키키 키린 주연의 일본 영화 '내 어머니의 연대기'(하라다 마사토 감독)가 선정됐다.

1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과거 숙원사업이던 전용관 '영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첫 행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달 29일 부산 센텀시티에 지하 1층ㆍ지상 9층 규모로 개관한 영화의 전당은 총 예산 1678억 원이 투입됐으며, 4000석 규모의 야외극장을 비롯해 4개의 전문 영화 상영관을 갖췄다. 지붕 한쪽만 기둥으로 받치고 다른 한쪽은 허공에 뜬 구조의 '캔틸레버 Cantilever' 형으로 설계됐으며, 캔틸레버로는 세계 최장 길이인 163m에 달한다. 또한 밤에는 지붕 밑에 설치된 12만 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전구에 불이 들어오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한편 6일 오후 7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100여 명의 국내ㆍ외 유명 배우와 영화인들이 집결해 부산국제영화제가 한류의 발상지임을 한번 더 입증했다. 개막식에 앞서 오후 6시께 시작된 레드 카펫 행사에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는 홍콩의 서극 감독을 비롯해 장동건ㆍ오가디리 조ㆍ판빙빙 등 아시아 톱 배우들이 차례로 레드 카펫에 등장해 행사장 주변에 모인 5000여명의 관객들을 환호의 도가니로 몰았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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