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산업은행이 홍콩상하이은행(HSBC) 서울지점 11개 영업점을 인수키로 하면서 산은의 위상 변화에 업계의 눈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산금채를 기반으로 한 기업영업에 치중했던 산은이 상업투자은행(CIB)으로 변모할 수 있을지가 주된 관심이다.
　
◆산은 어떻게 달라지나 = HSBC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1897년 인천 제물포 사무소를 열면서 한국에 첫 발을 내디뎠다. 현재 서울, 경기 및 대전, 대구, 부산에 11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산은의 지점은 총 59개로, HSBC 서울지점 인수가 완료되면 지점 수는 70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영업인력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산은은 직원들이 직접 고객을 찾아 통장개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이렉트 뱅킹(Direct banking)'을 추진중이지만 인력부족으로 서비스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신청이 1000건을 넘어섰지만, 인력은 10명에 불과해 처리속도가 늦어져 고객들의 원성을 듣고 있는 상태다. 반면 HSBC의 경우 전체 인원 835명 중 400여명 이상이 영업인력이다. 산은 직원은 지난해말 현재 약 2300명으로, HSBC 인수 후 약 2700명으로 불어나게 된다.
　
단 생산성은 다소 하락할 전망이다. HSBC의 경우 지난 6월말 현재 직원 1명당 충당금적립전 이익이 1억8600만원으로 산은의 6억3400만원보다 크게 낮았다. 1인당 예수금 역시 62억원으로 산은(124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대출금은 53억원으로 산은(247억원)의 5분의 1 수준이다. 단 이는 기업금융에 치우친 산은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총자산도 기존 122조원(6월말 현재)에서 152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가계대출 역시 기존에는 1000억원 규모에 그쳤지만, HSBC의 가계대출이 2조6000억원대임을 감안하면 향후 시너지 효과를 통해 가계금융 부문도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HSBC는 가계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25%, 무수익여신 비율이 0.22%로 양호하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26.52%로 건전하다.
　
◆추가 M&A 진행할까 = 그러나 HSBC 서울지점 인수만으로는 여전히 '메가뱅크' 기준에 못 미치는 만큼, 산은의 추가 M&A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수 후에도 산은의 자산규모는 여전히 150조원대이며, 지점 개수 역시 70개에 그치기 때문.

해외 금융기관에 대한 M&A 가능성도 높다. 이미 민유성 전 산은금융 회장은 지난해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우즈베키스탄 법인을 인수하기도 했으며,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도 해외 금융기관에 대한 M&A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유럽 재정위기로 불안감이 커지면서 (해외) 금융기관이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며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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