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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CFO"엔화 강세로 수익타격, 프린터 카트리지 유럽서 생산할터"

최종수정 2011.10.13 13:52 기사입력2011.10.1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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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카 요시조 캐논 CFO부사장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달러당 70엔 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는 엔화 강세로 요즘 일본 기업들은 죽을 맛이다. 생산라인 단축, 생산량 축소 등으로 비용절감을 해도 엔화 강세가 주는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지만 일본 기업들은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해외매출이 총매출액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카메라 업체 캐논도 이런 기업들 중의 하나다.

캐논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다나카 도시조(70) 부사장은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엔화에 대해 유로가 강세를 띨 것 같지는 않다”면서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의 구조적 문제가 풀리는 데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나카 CFO는 “불행하게도 우리는 유로화가 재빨리 가치를 회복하기를 바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엔화에 11일 달러당 76.70엔에, 유로당 104.60엔에 각각 거래되는 등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캐논은 일본 수출 기업의 길라잡이로 꼽히는 기업으로 총 매출액의 8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엔화가 강세는 캐논의 수출가격을 높이고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려 매출액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상반기중 캐논 매출액 가운데 해외비중은 유럽이 33%로 가장 높고, 이어 미주지역(27%),일본국내(19%) 순이었다.

캐논측은 하반기중 유로당 엔화 환율이 1엔만 떨어져도 캐논의 영업이익이 30억 엔(3억9000만 달러)이 날아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나카 CFO는 그러나 초연함을 유지하고 있다.그는 “유럽 사업장은 수익을 낼 것”이라는 기대를 감추지 않는다. 그는 매출과 수익을 내기 위해 일부 신제품은 생산을 유럽에서 할 방침이다. 다나카 CFO는 “캐논은 유럽연합 지역에 프린트 카트리지 생산 공장을 세울 계획인데 프랑스와 네덜란드, 독일이 유력한 후보지”라고 설명했다.그는 새 공장은 이르면 내년 초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캐논은 유럽 공장 신축이 최근의 유로 폭락 이전에 결정된 문제이며 엔화 강세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그렇지만 최근 악화된 환율여건 탓에 다나카 CFO도 계획된 유럽 공장이 엔화 강세의 부정적 충격을 흡수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다나카 CFO는 “유럽 공장 신축은 2009년 문을 연 미국 버지니아주 프린터 카트리지 생산공장의 연장선상에 있다”면서도 “캐논이 생산시설을 일본에서 해외로 이전하려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캐논은 일본내 생산과 해외생산을 엄격하게 구분해놓고 있다. 일례로 대부분의 부품업체가 일본에 있는 싱글렌즈 리플렉스(SLR) 카메라는 오로지 일본에서 생산하는 반면, 저가 프린터와 복사기,콤팩트 디지널 카메라를 해외에서 생산중이다. 그는 “부품업체의 다수가 일본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SLR 제조를 해외로 이전한다는 것은 가당치 않다”면서 “글로벌 수요가 건실한 만큼 수익에 관한 유일한 걱정이라면 엔화 강세”라고 덧붙였다.

캐논은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2% 증가한 3조7800억엔을 예상하고 있는데 영업이익은 1.9% 감소한 3800억 엔, 순이익은 5.4% 증가한 2600억 엔을 각각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캐논의 2분기 전망은 달러당 평균 80엔,유로당 평균 115엔을 가정한 것인데 엔화가치는 이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올라 있다.

그는 “엔고에다 높은 법인세로 일본 기업들은 해외의 다른 경쟁자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하고 “이는 마치 빈손으로 전장에 나가는 것과 같다”고 일갈했다.

다나카 CFO는 “일본 수출기업들이 일본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을 주려면 일본 정부가 좀 더 지원을 해야 한다”면서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개입은 지속적인 영향을 주지못하며 엔화의 장기 강세를 막는데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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