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연구용 실험기기 생산·유통 업체 대한과학이 상장후 연일 급등세다. 18년 연속 흑자를 유지할 정도로 실적이 탄탄하기도 하지만 과학실험교재를 공급한다며 무상교육테마주로도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과학은 연구실용 기기를 중점으로 공급하는 업체로 교육정책 테마와는 거리가 먼 종목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12일 대한과학은 전날에 이어 14.93% 오른 6620원으로 이틀째 상한가를 이어갔다. 지난 11일 공모가 3000원보다 67% 높은 5010원에 시초가를 결정하고 연이어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한 것이다.

기관투자자는 11일 상장당일 24만2600주 순매도에 이어 12일에도 5000주 가량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이틀연속 57만5600주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대한과학의 공모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로서는 상장 이틀만에 120% 넘는 수익을 거둔 셈이다.

최근 유명 증권사이트의 대한과학 관련 게시판에는 '교육정책 테마주'라는 글로 도배되고 있는 상황이다. 초·중·고등학교 과학실험 재료를 공급하기 때문에 대선주자 복지정책의 수혜주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일부는 '대선·보육 대장주'라는 극단적인 선동글까지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한과학의 사업영역과 '교육정책 테마'와는 관련성이 적다. 대한과학은 대학교나 연구소에서 사용되는 과학실험기기를 주로 공급하기 때문이다. 대한과학 관계자는 "초등학교에서 사용하는 실험교재와 우리가 제공하는 기기는 서로 다른 영역"이라며 "대한과학에서는 최소한 대학교 이상 연구시설에서 필요한 분석·측정 기자재를 취급한다"고 설명했다.

바이오테마주로 묶이는 것도 대한과학이 취급하는 3만종류 이상의 실험기기 중 이와 관련된 제품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원심분리기나 초저온냉동고, 의료용냉장고 등으로 시장확대를 계획하고 있지만 직접 바이오산업에 진출하기 보다는 기존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수준이다.

유통물량이 비교적 적은 것도 급등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대한과학은 최대주주인 서은택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50.23%로 1년간 매각제한이 걸려있다. 약 17%에 해당하는 지분은 보호예수돼있지 않지만 대한과학의 유통망을 담당하는 대리점 업체들이 주로 갖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 사실상 공모물량인 140만주(25.34%) 외에는 거래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전문가는 "공모주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 벤처캐피탈 지분이 없는데다가 유통물량도 적기 때문에 개인들의 매수에 따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며 "사업적 연관성이 적은 대선테마주로 인식하기보다는 18년간 흑자구조를 갖춘 탄탄한 실적에 주목해야 할것"이라고 지적했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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