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은희 기자]대학 서열화와 입시위주 교육에 반대하며 자퇴 선언을 한 서울대생의 대자보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대 교내에 뭍은 자퇴 선언 대자보

'공현'이라는 필명을 사용해 자신을 사회과학대생이라고 밝힌 이 학생은 14일 학생회관에 붙인 '저번 주에 자퇴서를 냈는데…'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제가 대학을 그만두는 이유는 대학 서열 체제와 입시 경쟁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학 서열화나 입시 문제가 대학 교육 차원에서도 악영향를 끼치며 등록금 문제도 서열화 및 초과수요 문제와도 깊은 인과 관계가 있다"며 "사회에서 학력ㆍ학벌 차별 문제 등 모든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싶고, 저항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애초에 서울대에 오기 싫었지만 결국 지원하고 입학했다"며 "대학에 와서도 '서울대 학생'이라는 정체성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에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자신의 상황을 전했다. 또 "대학을 안 가기로 결심한 고3 청소년들이 '대학입시 거부선언'을 준비 중이고, 대학을 안 갔거나 그만둔 사람들도 '대학거부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런 얘기를 하는 것도 이를 알리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서울대학생들에게 "여러분이 서울대 재학생ㆍ졸업생이라는 게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주시고 입시경쟁을 초래한 학벌사회와 대학교육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고려대생 김예슬씨가 대학 교육을 거부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쓰고 자퇴한 사례가 있다.

박은희 기자 lomoreal@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