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비신사적인 플레이와 난투극. 볼썽사나운 광경이 아시아축구의 위상을 떨어뜨렸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알 사드와의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칼판과 마마두 니앙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0-2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로 수원은 원정 2차전을 앞두고 상당한 부담을 안게돼 결승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경기에서는 결과보다도 내용에서 고개를 들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됐다. 수원이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35분 니앙의 추가골 장면이 문제였다.

수원 최성환과 알 사드 타히르가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는 상황에서 염기훈은 볼을 라인아웃시켰다. 통상적으로 상대팀은 공을 수원에게 다시 넘겨주는 것이 페어플레이 원칙이다. 하지만 알 사드는 니앙에게 곧바로 드로잉을 연결했고 니앙은 수원 선수들이 멍하니 바라보는 사이 문전으로 공을 몰고 들어가 추가골을 넣었다.

이에 격분한 수원 선수들은 알 사드 선수들에게 달려가 거칠게 항의했고 양 팀 선수들은 몸싸움을 벌이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곧이어 문제가 터졌다. 흥분한 수원 관중이 그라운드로 난입해 알 사드 골키퍼의 멱살을 움켜쥔 것. 이 광경을 지켜보던 알 사드의 공격수 케이타가 난입한 관중에게 폭력을 가했다. 흥분한 수원 선수들은 케이타를 향해 달려들었고 양 팀은 집단 난투극을 벌였다.

비신사적인 알 사드의 플레이가 발단이었지만 관중 난입을 막지 못한 수원의 책임도 피할 수 없는 장면이었다.

관중석에서는 물병이 날아들었고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대회 관계자들과 보안 요원들이 나서 간신히 난투극이 마무리 됐지만 이 사태로 폭행을 주도한 케이타와 스테보가 퇴장 당했고 고종수 수원 코치도 퇴장 명령을 받았다.

후반 막판 팽팽한 긴장감 속에 경기가 재개됐고 10분여의 추가 시간이 주어졌다. 수원은 마지막까지 만회골을 노렸지만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 됐다.

경기 후 호에르 포사티 알 사드 감독은 “논란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경기의 일부분이다. 그 장면 외에는 문제될 게 없었다”며 “수원이 부상 장면에서 볼을 빨리 차내지 않은 데 대한 불만으로 니앙이 골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성효 수원 감독은 “관중이 난입한 부분은 분명 우리에게 문제가 있었다”면서도 “비신사적으로 하는 데는 방법이 없다. 상대가 손찌검을 하면서 선수들이 흥분했다”고 밝혔다.

수원과 알 사드의 AFC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은 오는 26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다. 수원은 2차전서 3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결승에 오를 수 있게 된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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