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SK가 프로야구 최초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SK는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박정권의 연타석 홈런에 힘입어 8-4 역전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기록한 SK는 이로써 2007년부터 5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이는 프로야구 최초다.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년 연속 무대에 오른 해태를 제치고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SK는 25일부터 대구구장에서 펼쳐지는 삼성과의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에서 통산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반면 2008년부터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른 롯데는 또 한 번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며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초반 기선을 제압한 건 롯데였다. 1회 선두 김주찬의 3루타로 만든 1사 3루 기회에서 전준우가 적시 2루타를 때려 선취점을 올렸다. SK 선발 김광현은 1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을 내주며 또 한 번 자존심 회복에 실패했다. 조기 강판 당하며 투수진의 과부하를 초래했다. 바통을 넘겨받은 브라이언 고든은 2회와 3회 1사 2루, 2사 3루의 위기를 각각 맞았지만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2차전에서 뽐냈던 묵직한 직구와 낙차 큰 커브로 상대의 타격 감각을 흐트러뜨렸다.


투수진의 역투에 타선은 4회 힘을 발휘했다. 선봉장은 ‘가을의 사나이’ 박정권. 최정의 안타로 맞은 1사 1루에서 롯데 선발 송승준의 시속 142km 직구를 잡아당겨 2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4차전에서 호투를 펼친 장원준과 크리스 부첵을 잇따라 투입, 실점 봉쇄에 나섰다. 그러나 한 번 붙은 상대의 화력은 좀처럼 꺼지지 않았다. SK는 5회 박재상의 적시타와 부첵의 폭투를 틈타 2점을 추가했다. 6회 박정권의 연타석 홈런까지 폭발하며 점수 차(6-1)를 5점으로 벌렸다.

롯데는 6회 반격에 나섰다. 전준우의 안타와 이대호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홍성흔이 2루타를 때려 1점을 만회했다. 이어진 무사 2, 3루 찬스에서는 강민호가 상대 구원 정대현으로부터 2타점 2루타를 쳐 2점차(4-6)까지 따라붙었다. 계속된 추격에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정우람을 투입, 넘어갈 수 있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정우람은 3이닝 동안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으며 세이브를 기록, 수장의 기대에 부응했다. 타선도 8회 안치용과 김강민이 적시타를 때리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한편 4타점을 올린 박정권은 기자단 투표(62명)에서 59표를 획득,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5경기에서 그는 21타수 8안타 3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홈런 두 방으로 이승엽과 함께 플레이오프 통산 최다홈런(6개)의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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