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주유소가 정부가 부담해야할 유류세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로 5년간 1조3000억원을 부담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수수료를 정부가 부담하면 기름값 ℓ당 15원을 인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석유유통협회(회장 안명준)는 경기대 이병철 교수(회계세무학과)에게 의뢰 연구용역한 결과, 주유소가 정부를 대신해 지금까지 부담한 유류세분 카드수수료가 수조원에 이르며 2006년부터 5년 동안 1조3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현재 휘발유 경유 등 기름 값에는 교통에너지환경세 등 50% 이상의 세금이 부과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카드 수수료를 고스란히 주유소가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유소가 부담한 유류세분 카드수수료는 카드 사용자의 증가와 고유가의 여파로 해마다 증가추세에 있다.

2006년 주유소 유류세분 카드수수료는 2180억원에서 2007년 2450억원, 2008년 2570억원 2009년 2830억원, 2010년 3110억원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이 수수료는 그대로 석유 판매가에 반영, 국민 부담을 가중시켜 왔다고 협회는 주장했다. 아울러 수수료를 주유소가 부담함에 따라 주유소 경영난이 심각해졌다고 덧붙였다.

현재 주유소 카드수수료는 1.5%지만 유류세가 판매가의 50% 가량인 현실을 감안하면 주유소가 부담하는 실질 카드수수료율은 3%를 넘는다.

이어 협회는 정부가 유류세분에 대한 수수료를 부담한다면 기름값 인하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휘발유가 ℓ당 2000원이라고 가정한다면 카드수수료 1.5% 30원의 수수료가 발생하지만, 유류세 카드수수료를 없애면 15원 정도의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협회 관계자는 "순수 판매가격에 대한 카드수수료 비용은 주유소 부담이 당연하지만 유류세분 카드수수료를 주유소가 부담하는 것은 세계 어디서도 그 유래를 찾기 힘들다"며 "고유가 시대의 유가인하를 위해서라도 현재 주유소가 부담하고 있는 카드수수료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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