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일본 카메라 제조업체 캐논이 엔화 강세의 악조건 속에서도 신흥국 매출 증가에 힘입어 3분기 두 자릿수 순익 증가율을 거뒀다. 그러나 4분기 세계 경제가 성장을 하는데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태국 홍수로 동남아 생산 파트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당초 제시했던 순익과 매출 목표치 달성은 어려워 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26일자 보도에 따르면 캐논은 지난 3분기(7~9월)에 순익이 전년 동기대비 14% 늘어난 778억6000만엔(10억2000만달러)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225억5000만엔으로 지난해 3분기 보다 17% 늘었으며 매출액은 9131억5000만엔에서 9169억1000만엔으로 증가했다.

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순익이 동시에 늘어난 것은 4분기 만에 처음이다. 캐논이 비용 절감에 나섰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에서의 사무기기 및 디지털 카메라 매출 증가가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3분기 개선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전체 매출의 80%가 일본 밖에서 나올 정도로 일본의 대표 수출업체로 자리 잡은 캐논의 3분기 실적은 엔화 강세로 일본 기업들이 수출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를 어느정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줬다. 캐논도 지난 3월 11일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과 7월부터 석 달째 계속 되고 있는 태국의 홍수 타격만 배제하면 엔화 강세의 악조건 속에서도 지금까지 경영을 꽤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러나 문제는 4분기다. 캐논은 세계 경제성장 둔화와 태국 홍수 피해로 인한 생산 차질이 연말 쇼핑 시즌의 매출에 타격을 입힐까봐 노심초사 하고 있다. 캐논은 일본 대지진 여파를 반영해 올해 순익과 매출 전망을 4월에 한 차례 낮춘데 이어 이번에 또 하향 조정했다.

캐논은 올해 순익 전망을 기존 2600억엔(30억달러)에서 2300억엔으로 내렸다. 순익과 함께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도 함께 낮췄다. 캐논은 연간 매출액 전망치는 기존에 제시한 3조7800억엔에서 3조6500억엔으로, 영업이익은 3800억엔에서 3600억엔으로 하향 조정했다. 실적 전망은 4분기 환율이 1달러당 77엔, 1유로당 105엔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진행됐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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