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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기특한 소녀시대, 칭찬은 못해 줄 망정‥
최종수정 2011.10.31 08:36 기사입력2011.10.30 12:54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최근 아시아경제의 보도로 K-Pop의 대표적 스타 중 하나인 '소녀시대'가 내년 3월 인천 송도에 국내 최초로 개설되는 외국 대학 분교 '한국뉴욕주립대'의 한국 유치에 일등 공신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돼 화제가 되고 있다.
소녀시대가 본업과는 무관하게 '외교 사절' 노릇을 톡톡히 하게 된 사연은 다음과 같다.
인천시는 지난 2009년부터 송도국제도시를 활성화하기 위해 국비를 포함해 1조1420억원을 들여 송도글로벌캠퍼스를 조성해 놓고 해외 대학 분교를 유치하고 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입주하기로 했던 대학들이 속속 입장을 바꿔 계획을 취소했다. 65만여㎡의 넓고 쾌적한 캠퍼스는 완공돼 있었지만 아무도 입주하지 않아 텅비어 있었다.
특히 이번에 입주하는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마저 한때 흔들렸다. 지난해 초 새로 취임한 사뮤엘 스탠리 총장이 뉴욕주의 재정 지원 20% 삭감을 계기로 분교 설립 방침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미국의 각 주 정부들이 재정난으로 주립대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줄이는 상황이 뉴욕주립대에까지 번진 상태였다. 특히 새로 취임한 스탠리 총장이 한국에 대해 잘 모르고 송 시장에 대한 인식도 별로 좋지 않아 분교 유치가 어려워 지고 있었다. 당초 올해 9월 초 입주를 약속했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하지만 실마리는 뜻밖의 곳에서 풀렸다. 답답한 마음에 스탠리 총장 방에 찾아 간 김춘호 한국뉴욕주립대 총장의 눈에 소녀시대의 사진이 들어 온 것이다.
알고 보니 스탠리 총장은 한국을 잘 모르지만 20대 초반의 딸 때문에 소녀시대를 비롯한 K-Pop을 알게 됐고, 특히 소녀시대의 '광팬'이었다. 김 총장은 때마침 소녀시대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사장과 친분이 깊은 사이기도 했다. 김 총장은 소녀시대를 화제로 스탠리 총장과의 대화를 풀어갈 수 있었다. 스탠리 총장은 자연스럽게 한국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높아졌고, 이는 지난해 9월 전격적인 방한으로 이어졌다.
기회를 놓칠 새라 김 총장과 인천시는 방한한 스탠리 총장을 적극 설득했다. 인천 송도에 잘 준비된 글로벌캠퍼스와 운영비 지원, 송영길 시장의 뛰어난 외국어 실력ㆍ글로벌 마인드ㆍ교육에 대한 열정 등을 내세웠다. 특히 소녀시대를 적극 활용했다. 스탠리 총장과 소녀시대 멤버들의 저녁 식사 자리를 주선했고, 이 자리에서 소녀시대 멤버들은 스탠리 총장과 화기애애한 대화를 가졌다. 사진 촬영ㆍ사인 음반 등 스탠리 총장의 딸에게 줄 선물도 잔뜩 준비해 챙겨줬다.
이렇게 해서 스탠리 총장은 결국 긍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서 지난 1월 뉴욕을 방문한 송 시장에게 분교 설립을 약속했다. 아예 당초 대학원 2개과 개설 방침을 내년 2학기 중 학부 3개과까지 추가 개설 방침으로 더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송 시장은 미국행 비행기 속에서 스탠리 총장과 대화를 잘 풀기 위해 소녀시대 멤버들의 이름과 히트곡을 다 외우는가 하면 K-Pop에 대해서도 공부하기도 했다.
스탠리 총장은 지난 24일 뉴욕에서 열린 소녀시대 등 'SM타운'의 공연도 인천시의 주선으로 딸과 함께 관람한 후 이수만 사장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소녀시대와 인천시의 인연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9년 인천세계도시축전의 홍보대사를 맡아 관람객 유치에 공을 세웠으며, 멤버 중 효연이 인천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영길 시장도 국회의원 시절 이수만 사장과 인연을 맺어 친분이 있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공연 다니기에도 바쁜 소녀시대가 안상수 전 시장 시절 계획만 세워 놓고 대학 입주는 꿈도 못 꿨던 송도글로벌캠퍼스에 국내 최초의 외국 대학 분교 설립이 가능도록 도와 준 1등 공신이 된 셈이다.
이처럼 소녀시대의 공로가 알려지자 칭찬하는 목소리가 높다. 네티즌 '케리앤데이지'는 "뉴욕주립대 분교 들어서면 엄청난 효과 기대된다. 소시와 송시장이 큰 건 하나했네"라고 칭찬했다. '김정호'도 "소녀시대 고생많다 돈 많이 벌어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뉴욕주립대의 송도 분교가 무슨 대단한 일이냐", "소녀시대가 무슨 대단한 역할을 한 것도 아니지 않냐"며 비꼬는 이들도 많다. 일부에선 "가수가 노래나 부를 일이지…", "소녀시대같은 가수들을 로비에 동원하지 말라"는 비아냥대는 목소리도 들린다.
외국의 명문대학들이 한국에 분교를 세우는 일은 그만큼 우리나라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높아진 것이며, 애써 엄청난 혈세를 투입해 조성한 인천경제자유구역이 활성화 되는 등 우리 국민들에게 좋으면 좋지 나쁜 일은 결코 아니라는 점 구구 절절 설명하지 않겠다.
다만 당신이라면, 공익을 위해 자신의 사적인 이익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일에 소중한 저녁 시간을 내어 줄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온갖 공연과 스케줄로 피곤했을 것이 뻔한 소녀시대 멤버들이 생면 부지의 외국 대학 총장 앞에서 국익을 위해 애쓸 때,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
지금 이 시간에도 K-Pop의 대표주자로 한국인의 예술적 감성과 소양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느라 고생하고 있는, 게다가 1등 외교 사절 노릇까지 몸소 하고 있는 소녀시대에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사회적 발언으로 주목을 받는 소셜엔터테이너들 못지 않게 이들도 '애국자'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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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가 본업과는 무관하게 '외교 사절' 노릇을 톡톡히 하게 된 사연은 다음과 같다.
인천시는 지난 2009년부터 송도국제도시를 활성화하기 위해 국비를 포함해 1조1420억원을 들여 송도글로벌캠퍼스를 조성해 놓고 해외 대학 분교를 유치하고 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입주하기로 했던 대학들이 속속 입장을 바꿔 계획을 취소했다. 65만여㎡의 넓고 쾌적한 캠퍼스는 완공돼 있었지만 아무도 입주하지 않아 텅비어 있었다.
특히 이번에 입주하는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마저 한때 흔들렸다. 지난해 초 새로 취임한 사뮤엘 스탠리 총장이 뉴욕주의 재정 지원 20% 삭감을 계기로 분교 설립 방침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미국의 각 주 정부들이 재정난으로 주립대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줄이는 상황이 뉴욕주립대에까지 번진 상태였다. 특히 새로 취임한 스탠리 총장이 한국에 대해 잘 모르고 송 시장에 대한 인식도 별로 좋지 않아 분교 유치가 어려워 지고 있었다. 당초 올해 9월 초 입주를 약속했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하지만 실마리는 뜻밖의 곳에서 풀렸다. 답답한 마음에 스탠리 총장 방에 찾아 간 김춘호 한국뉴욕주립대 총장의 눈에 소녀시대의 사진이 들어 온 것이다.
알고 보니 스탠리 총장은 한국을 잘 모르지만 20대 초반의 딸 때문에 소녀시대를 비롯한 K-Pop을 알게 됐고, 특히 소녀시대의 '광팬'이었다. 김 총장은 때마침 소녀시대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사장과 친분이 깊은 사이기도 했다. 김 총장은 소녀시대를 화제로 스탠리 총장과의 대화를 풀어갈 수 있었다. 스탠리 총장은 자연스럽게 한국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높아졌고, 이는 지난해 9월 전격적인 방한으로 이어졌다.
기회를 놓칠 새라 김 총장과 인천시는 방한한 스탠리 총장을 적극 설득했다. 인천 송도에 잘 준비된 글로벌캠퍼스와 운영비 지원, 송영길 시장의 뛰어난 외국어 실력ㆍ글로벌 마인드ㆍ교육에 대한 열정 등을 내세웠다. 특히 소녀시대를 적극 활용했다. 스탠리 총장과 소녀시대 멤버들의 저녁 식사 자리를 주선했고, 이 자리에서 소녀시대 멤버들은 스탠리 총장과 화기애애한 대화를 가졌다. 사진 촬영ㆍ사인 음반 등 스탠리 총장의 딸에게 줄 선물도 잔뜩 준비해 챙겨줬다.
이렇게 해서 스탠리 총장은 결국 긍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서 지난 1월 뉴욕을 방문한 송 시장에게 분교 설립을 약속했다. 아예 당초 대학원 2개과 개설 방침을 내년 2학기 중 학부 3개과까지 추가 개설 방침으로 더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송 시장은 미국행 비행기 속에서 스탠리 총장과 대화를 잘 풀기 위해 소녀시대 멤버들의 이름과 히트곡을 다 외우는가 하면 K-Pop에 대해서도 공부하기도 했다.
스탠리 총장은 지난 24일 뉴욕에서 열린 소녀시대 등 'SM타운'의 공연도 인천시의 주선으로 딸과 함께 관람한 후 이수만 사장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소녀시대와 인천시의 인연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9년 인천세계도시축전의 홍보대사를 맡아 관람객 유치에 공을 세웠으며, 멤버 중 효연이 인천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영길 시장도 국회의원 시절 이수만 사장과 인연을 맺어 친분이 있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공연 다니기에도 바쁜 소녀시대가 안상수 전 시장 시절 계획만 세워 놓고 대학 입주는 꿈도 못 꿨던 송도글로벌캠퍼스에 국내 최초의 외국 대학 분교 설립이 가능도록 도와 준 1등 공신이 된 셈이다.
이처럼 소녀시대의 공로가 알려지자 칭찬하는 목소리가 높다. 네티즌 '케리앤데이지'는 "뉴욕주립대 분교 들어서면 엄청난 효과 기대된다. 소시와 송시장이 큰 건 하나했네"라고 칭찬했다. '김정호'도 "소녀시대 고생많다 돈 많이 벌어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뉴욕주립대의 송도 분교가 무슨 대단한 일이냐", "소녀시대가 무슨 대단한 역할을 한 것도 아니지 않냐"며 비꼬는 이들도 많다. 일부에선 "가수가 노래나 부를 일이지…", "소녀시대같은 가수들을 로비에 동원하지 말라"는 비아냥대는 목소리도 들린다.
외국의 명문대학들이 한국에 분교를 세우는 일은 그만큼 우리나라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높아진 것이며, 애써 엄청난 혈세를 투입해 조성한 인천경제자유구역이 활성화 되는 등 우리 국민들에게 좋으면 좋지 나쁜 일은 결코 아니라는 점 구구 절절 설명하지 않겠다.
다만 당신이라면, 공익을 위해 자신의 사적인 이익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일에 소중한 저녁 시간을 내어 줄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온갖 공연과 스케줄로 피곤했을 것이 뻔한 소녀시대 멤버들이 생면 부지의 외국 대학 총장 앞에서 국익을 위해 애쓸 때,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
지금 이 시간에도 K-Pop의 대표주자로 한국인의 예술적 감성과 소양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느라 고생하고 있는, 게다가 1등 외교 사절 노릇까지 몸소 하고 있는 소녀시대에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사회적 발언으로 주목을 받는 소셜엔터테이너들 못지 않게 이들도 '애국자'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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