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기아자동차가 연간 30만대 규모의 중국 3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기아차는 2일 늘어나는 중국 자동차 산업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중국 옌청시에 제3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2일(현지시각) 중국 장쑤성 난징시에 위치한 진링호텔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회사관계자와 뤄즈쥔 장쑤성 서기, 자오펑 옌청시 서기, 웨이궈창 옌청시장 등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둥펑위에다기아 3공장 투자협의서 체결식'을 가졌다.

기아차는 이번 투자협정을 통해 기존 1, 2공장 43만대 생산체제에서 제3공장 30만대를 추가, 총 73만대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현재 1, 2공장에 이어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3공장을 건설 중인 현대차의 생산 능력(100만대)과 합쳐 총 173만대의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아차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업체 중 하나로, 장쑤성을 비롯해 옌청시 정부의 지속적인 협조와 아낌없는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내년 말 착공하는 제3공장 건설을 통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고 뛰어난 품질의 자동차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뤄즈쥔 서기는 “앞으로 기아차 제 3공장이 성공적으로 건설될 수 있도록 성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기아차 중국 3공장은 기존 공장이 위치한 옌청시 경제기술개발구에 자리잡게 되며, 특히 2공장과의 거리는 불과 5km에 불과해 기존에 설치된 각종 인프라 시설들을 활용할 수 있다.

기아차는 내년 말부터 건설을 개시할 계획이며 2014년 하반기 완공과 동시에 본격적인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규 공장에서는 중국 소비자들의 기호를 적극 반영한 중국형 자동차를 생산할 예정으로, 중국 시장 상황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투입 차종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기아차 제 3공장이 들어서게 될 옌청시도 기아차의 신규 투자에 대해 150만㎡(45만평)의 공장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소득세율 인하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지난해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가 중국에 제 3공장을 건설하게 된 것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늘어나고 있는 수요에 제 때 대응함으로써 현지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기아차는 2007년 중국시장에서 10만1427대를 판매했으며 중국 제2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간 2008년에는 이보다 40% 증가한 14만2008대를 판매했다.

이어 2009년에는 70% 성장한 24만1386대를,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38% 성장한 33만3028대를 팔았다.

올해는 중형차 K5와 소형차 프라이드(현지명 K2)를 출시해 10월까지 총 34만1682대를 판매, 연말까지 올해 목표치인 43만대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9월에는 신차인 K5와 프라이드가 각각 4001대, 1만478대가 판매되며 한 달간 총 4만3508대를 판매, 월간 역대 최대 판매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기아차의 중국내 시장 점유율도 2007년 2.0%로 업체 중 18위였으나 지난해에는 3.0%로 13위로 올랐다. 올해는 9월까지 시장점유율 3.5%를 기록, 처음으로 중국 내 10위권 업체로 자리잡았다.

기아차 측은 "내년 중국 승용차 시장이 올해보다 14.2% 증가한 1270만대, 2015년에는 196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면서 "현 상황 대로라면 기존 1,2공장 체제에서 풀가동해도 2014년 시장점유율이 2.4%로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경쟁사들이 중국내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한 몫 했다. 일기폭스바겐은 2010년 91만대에서 2013년 166만대로, 상하이폭스바겐은 같은 기간 73만대에서 134만대로 늘릴 방침이다. 상하이GM도 76만대에서 200만대로 생산 거점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기아차는 2014년 3공장을 완공해 중국 내 주요 업체로의 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시켜 간다는 전략이다.

한편 정 회장은 제3공장 투자협의서 체결식 전 기아차 둥펑위에다기아 공장을 방문, 업무보고를 받은 뒤 생산현장을 둘러보며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들의 품질을 점검했다.

정 회장은 특히 K5와 프라이드 등 최근 투입된 신차들의 양산 품질을 꼼꼼히 챙기는 한편 최근 기아차의 판매성장을 이끈 현지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또 내년 말 착공에 들어가게 될 기아차 중국 3공장 부지를 둘러보며 공장 건설에 대한 각종 현안들을 직접 챙겼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중국 자동차 수요에 적극 대응해야 중국 내 우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 뒤 “하지만 제 때 양산체제를 갖추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감성품질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중국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며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감성적인 품질과 브랜드 파워가 우선 돼야 새로 짓는 공장들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일(현지시간)에는 베이징으로 이동, 현대차 중국 공장을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으며 판매전략과 양산차들의 품질을 점검하는 등 현장경영을 펼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올 연말까지 현대차 72만대, 기아차 43만대 등 중국 시장에서 총 115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며, 이 목표를 달성할 경우 폭스바겐, GM에 이어 중국 내 3위 업체 자리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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