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근거리무선통신(NFC) 및 소셜커머스를 통한 모바일결제까지. 금융결제수단이 다양해진다는 것은 공격자(해커)의 침입 경로도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해외 우수 사례를 기반으로 한 범 국가적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

이동훈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3일 아시아경제신문과 금융보안포럼이 공동 주최한 '금융 정보기술(IT) 포럼'에서 결제 수단과 해킹 방식의 상관 관계를 이 같이 해석했다. "채널이 다변화될수록 금융보안을 위한 국가적 공동 노력이 절실해진다"는 '연대 필요성'도 함께 제기했다.

이 교수는 "모바일뱅킹, 인터넷프로토콜(IP)TV, 인터넷전화(VoIP) 기반의 전자금융서비스 제공 환경이 다양화됨에 따라 전통적인 대면 거래에 비해 금융사고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무선랜 사용 증가,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 무선 채널 취약점에 따른 비밀 정보 유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늘어나는 결제방식이 해킹의 근원을 파악하는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 증권사의 소액결제 활성화 등으로 전자금융거래 참여자가 증가하고 있어 금융사고 발생시 원인 파악이 어렵다는 것이다.

체계적인 보안위협 분석과 실용적인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발언도 이어졌다. 이 교수는 "NFC, 클라우드 컴퓨팅, 소셜커머스 등 금융결제 서비스 시장 다변화에 따른 체계적인 보안위협 분석과 실용적인 대응 방안 연구가 필요하다"며 "다양한 기술로 자체적, 범국가적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 중국, 스코틀랜드, 일본, 체코, 스웨덴, 멕시코 등에서 자체적으로 또는 다수의 국가들이 함께 보안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보안위협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론도 제시됐다. 생체·인지·이미지 방식의 인증, 인증서, 보안카드, 보안질문, 일회성비밀번호(OTP)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 교수는 "보안위협을 예방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계가 인증"이라며 "이 밖에 전자금융서비스의 안정성을 위해 보안기술은 사용자 인증기술과 상호 인증기술 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인증방식과 관련 이 교수는 "미국 연방금융감독위원회(FFIEC)는 다중요소 인증방식으로 인증을 강화했고 영국은 바젤위원회가 제시한 위험 관리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며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CBRC)는 아이디(ID), 비밀번호(PW), 개인정보식별자(PIN) 이외에 추가적인 단계를 거치는 이중 식별(dual identification)을 권고하는 식으로 인증을 강화하고 있다"고 해외 사례를 들었다.

일부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는 독특하고 다변화된 본인인식(인증) 방식에 대한 소개도 포럼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래픽진본확인(Graphical Authentication), 정맥인식(Biometry Authentication), 인지인증(Cognitive Authentication) 방식이 구체적 사례로 언급됐다. 그래픽진본확인 방식은 기존 글자·숫자 기반의 비밀번호에서 탈피, 그래픽 기반으로 인증 방식을 변환시킨 것이다. 정맥인식은 손등이나 손목 혈관의 형태를 인식하는 기술로 적외선을 사용해 혈관을 투시한 후 잔영을 이용해 신분 확인을 하는 방식이다. 인지인증 방식은 지식 기반 인증의 한 형태다.

이 교수는 "이용자들의 쉬운 패스워드 설정 및 기록 경향도 그래픽 기반의 패스워드 등장을 촉발시켰다"며 "아울러 최근 일본 18개 은행을 비롯해 일본우정공사 등에서는 정맥인증을 이용한 자동화입출금기(ATM)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내년까지 모든 ATM에 정맥인증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인 멕시코 최대 은행 브라데스코(Bradesco)는 인터넷 뱅킹에서도 가능한 정맥인증 리더기를 개발 중이다. 러시아 최대 소매금융 기관인 스베르뱅크는 금융 사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음성 인식 방식, 안면인식 기능이 탑재된 ATM기를 도입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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