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검찰이 유관기관과의 협력범위를 넓혀 수사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높여가고 있다.

7일 대검찰청 공안부(검사장 임정혁)는 종북사이트의 실태ㆍ문제점 및 차단대책과 관련해 사이버 이적표현물의 실태와 위험성, 근절방안을 경찰청, 방송통신위원회 등과 함께 논의하는 '사이버안보위해사범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4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대책회의는 북한이 해외에서 개설, 운영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종북사이트ㆍ카페 등이 지난 2003년 31개 대비 올해 127개로 급증한 현상을 지목하고, 특히 해당 사이트가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주장하거나 김일성 부자에 대한 찬양, 주체사상ㆍ선군정치 등 북한의 주의ㆍ주장을 다룬 북한원전 등을 그대로 게시해 이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이적표현물 사범이 급증하는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검찰에 따르면, 2007년 20명에 불과했던 이적표현물 사범은 지난해 64명, 올해 41명으로 큰 폭으로 늘어났고 특히 직업ㆍ연령ㆍ학력과 무관하게 공무원 및 고소득 전문직까지 계층이 확산돼 심각성과 위험성이 도를 넘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검은 중앙지검 공안1ㆍ2부, 경찰, 방통위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하기 위해 월 1회 이상 정례적인 실무회의를 갖고 해외 종북사이트를 신속히 차단해 나가기로 했다.

최근 검찰의 이와 같은 유관기관과의 협력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달 출범한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은 국세청, 경찰, 예금보험공사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수사를 통해 제일ㆍ토마토 등 수천억원대 불법대출을 감행한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대주주ㆍ경영진을 구속하는 등 연일 수사의 성과를 높이고 있다. 협력대상은 국내 유관기관에 국한되지 않는다.

앞서 6월 몽골 검찰과의 수사공조를 통해 1300억원 가량의 회삿돈을 해외로 빼돌린 사기범을 검거하거나, 부산저축은행그룹의 핵심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8월 자진귀국하도록 설득하는 과정에서 캐나다 검찰과의 수사공조를 모색하는 등 검찰은 대외협력의 대상을 국내외를 불문하고 넓혀가고 있다.

이와 관련 대검 관계자는 "큰 틀에서 보면 일반 형사사건의 경우도 경찰과의 수사공조 없이는 성과를 내기 힘들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이어 "범죄의 유형이 갈수록 고도화ㆍ국제화되어 감에 따라 제대로 된 수사를 위해선 유관기관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며 이같은 유관기관과의 협력수사 범위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방침임을 밝혔다.

정준영 기자 foxfury@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