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을 위해 당이 요구하는 여러 가지 일들을 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10일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언급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설득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에서 한미 FTA 비준안이 통과된 뒤 벌써 한달 가까이 지났는데도 안되고 있어 답답하다"면서 "대통령은 할 수 있는 그 어떤 일이라도 할 마음의 자세가 돼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 대통령은 FTA 문제를 단순히 하나의 법안 내지는 투자협정 차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에 세계 경제가 어려워진다는 전망 속에 미국에 대한 수출이 늘었으면 하는 게 우리가 갖고 있는 희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정부가 할 일을 다 했고 이제 당으로 공이 넘어온 만큼 당에 맡겨달라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문제는 여의도가 주도권을 갖고 할 수밖에 없는 문제이며, 청와대는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국회를 직접 찾아가 설득하는 방안'에 대해 "한나라당의 요구는 야당을 설득해달라는 것"이라며 "하지만 야당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진정성이 전제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제스처나 언론 플레이라고 야당이 기분 상해할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대통령이 정국구상을 언제, 어떤 형식으로 밝힐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여러 가지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다만 지금 상황에서는 말이 앞설 때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황은 여러 가지로 변할 것이며, "FTA 비준이 끝나기 전에 '한다, 안한다'를 말할 수 없고 상황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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