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에 처음으로 '갤럭시탭 10.1' 판매 금지 명령을 내렸던 독일 법원이 애플에 불리한 언급을 하면서 지금까지 내내 수세에 몰렸던 삼성전자가 국면 전환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독일 만하임 지방법원은 11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특허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차후 협상을 통해 대가를 지불할 수 있다는 애플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애플이 자사의 3세대(3G) 통신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독일 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은 삼성전자의는 특허는 프랜드(FRAND)를 적용받는 표준특허로 협상 없이 먼저 쓸 수 있다고 항변해왔다.

만하임 법원은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주장하기에 앞서 삼성에 특허 사용권을 요청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표준특허권자의 손을 들어 준 필립스 판례도 언급했다. 지난 1989년 필립스와 독일의 SK카세텐이 특허 소송에 휘말렸을 당시 독일 법원은 '오렌지북'이라는 CR-ROM 관련 표준특허를 갖고 있는 필립스의 특허권을 인정했다.

만하임 법원이 이날 구체적인 판결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애플이 삼성전자에 특허 사용료를 지급하려는 적극적인 의지가 없었다고 본 만큼 최종 판결에서는 애플이 최소 한가지 이상의 삼성전자 특허를 침해했다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내년 1월20일과 1월27일 심리를 열고 최종 판결을 내린다.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은 지난 8월 애플의 가처분 소송을 받아들여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10.1' 판매 금지 명령을 내렸지만 삼성과 애플의 특허 문제를 다루는 본안 소송에서는 삼성전자에 유리한 국면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애플이 재판부의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항소할 가능성이 높아 판결이 나와도 당장 아이폰4S 판매 금지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소송을 제기하면서 삼성의 3G 통신 특허를 침해한 애플의 모든 제품을 판매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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