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의 '후보단일화 뒷돈거래 의혹' 재판이 이번 주에 단 하루를 빼고 매일 열릴 예정이다. 담당 재판부의 새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리는 목요일만 제외됐다. 재판 초기 핵심증인에 대한 심문이 다소 늘어지며 진행속도가 더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재판에 속도가 붙음에 따라 이르면 이달 말 선고가 가능할 전망이다.

14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곽 교육감 사건을 맡은 형사27부(김형두 부장판사)는 이날을 포함해 15ㆍ16ㆍ18일까지 이번 주에만 모두 4차례 공판을 진행해 사건 처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토마토저축은행 남모 전무 사건도 같은 재판부가 맡게 돼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리는 17일에는 곽 교육감 공판이 열리지 않는다.

지난해 교육감 선거 당시 곽 교육감 측 상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최갑수 서울대 교수가 증인으로 나서는 14일을 시작으로 중간에서 돈을 전달한 혐의로 곽 교육감ㆍ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와 더불어 불구속 기소된 강경선 방송통신대 교수, 직접적으로 돈을 전해 받은 박 교수의 동생 등이 증인으로 나서는 이번주 일정이 끝나면 곽 교육감 재판은 사실상 선고만 남겨두게 된다.

재판부는 재판 시작 단계부터 "심증 형성 등을 위해 증인신문을 1주일에 2∼3차례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이 사건을 집중심리제로 다룰 것임을 밝힌 바 있다. 공판 초기 핵심증인인 곽ㆍ박 양 캠프 후보단일화 협상 책임자에 대한 심문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나머지 증인들의 심문일정이 재조정되는 등 예정보다 선고가 늦어지리란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이후엔 하루 서너명씩 증인들의 심문이 연이어 진행돼 다시 속도가 붙으면서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초 선고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재판에는 지난달 17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그간 곽 교육감과 박 교수 양측 선대본 단일화협상 책임자, 단일화에 관여한 교육계 원로, 곽 교육감의 비서실장 등이 법정에 증인으로 나섰다. 대다수 증인들의 진술은 "지난해 10월 이전까지 곽 교육감은 협상내용에 대해 알지 못했다", "금전적인 지원은 단일화의 조건도 아닐뿐더러 곽 교육감이 굉장히 부정적인 반응이었다"로 모아졌다.

그러나 동서지간으로 단일화 막후협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곽 교육감 측 캠프 이모씨와 박 교수 측 캠프 양모씨의 일부 정황에 대한 진술은 서로 엇갈려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특히 단일화협상에 깊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핵심증인들의 진술이 검찰과 변호인의 심문이 오갈 때마다 미묘하게 달라져 신빙성 논란에도 불을 지폈다.

또 재판 초기 검찰과 변호인이 사건의 진행과 상관 없이 증인에게 개인적인 신념을 물어보는 일이 잦아 재판부가 제지에 나서기도 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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