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정구호 제일모직 전무가 트레이드마크인 안경을 벗었다. 좀 더 젊어 보이기 위해서란다. 갖가지 메탈 장신구도 곁들였다. 내년 봄 선보일 2030 여성복 브랜드 '에피타프(가칭)'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구호를 필두로 르베이지, 데레쿠니 등을 선보이며 3050 여성복 시장에서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며 자신감을 얻은 제일모직이 이번에는 2030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 신규 브랜드를 선보인다. 정 전무는 15일 서울 신사동 호림아트센터에서 '한 시대를 대표하는 기념비적인 브랜드가 되겠다'는 의미가 담긴 신규 여성복 브랜드 에피타프를 소개했다.

"여성상이 달라지면서 여성복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참한 예복느낌의 여성복이 더이상 없죠.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최근 트렌드가 어떤지에 따라 코디네이션이 달라집니다. 바지도 입고 레깅스도 입고. 에피타프는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기를 좋아하는 여성들을 위한 옷입니다. "

에피타프는 20~30대 패션리더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최신 유행을 반영하면서도 개성을 잃지 않는 스타일을 제안하는 것이 특징이다. 출근할 때 입어도 손색이 없어 보이는 바지, 블라우스, 재킷에서부터 뾰족한 징이 박힌 가죽재킷, 레깅스, 독특한 프린트의 티셔츠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구비하고 있다. 가방, 구두 등 소품들 역시 고풍스런 느낌과 록시크의 느낌을 동시에 가진 독특한 분위기.

"신상출고를 매주 업데이트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리미티드 엣지' 라인을 통해 매월 독특하고 차별적인 아이템을 선보일 겁니다. 속도도 패스트패션(SPA)에 뒤지지 않게 해야죠."

제일모직은 소비자 분석을 통해 20~30대 여성들이 기존 국내 캐릭터 브랜드의 보수적이고 변화가 없는 디자인과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의 다소 비싼 가격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신속하게 유행하는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브랜드들의 경우에는 가격은 저렴한 편이지만, 소재나 재봉 등의 질이 낮거나 디자인의 독창성이 떨어진다는 점에 착안했다. 한 마디로 가격은 낮고, 품질은 높은 상품이 필요하다는 것.

"재킷은 30~50만원대, 하의는 20만원대, 원피스 40~50만원대, 액세서리는 20~30만원대로 중심가격을 책정했습니다. 딱 떨어지는 정장이 아닌 마음대로 크로스 연출이 가능하도록 풀코디네이션 아이템들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단 완성도 높은 연출을 위해 가방은 100만원대로 고가로 가져갈 거예요."

에피타프는 20~30대 패션리더들의 접근성이 높은 전국 주요 백화점 매장 오픈을 통해 내년에만 약 10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초기 스타 매장을 중심으로 디자인과 품질을 모두 갖춘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2016년까지 5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나아가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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