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심나영 기자, 김승미 기자]이명박 대통령이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 "국회가 한미FTA 비준 동의하면 발효 후 3개월 안에 미국에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재협상을 요구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를 방문해 박희태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와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고 한나라당 김기현·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이 재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야당 측 질문에 "책임지고 미국과 재협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민주당은 한미FTA에서 최소한 ISD조항은 폐지돼야한다는 입장"이라며 "대통령의 새로운 제안을 당내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16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의 제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같은 대통령의 제안은 지난달 한나라당 황우여·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간 합의문과 비슷한 수준인 만큼 민주당의 당론이 바뀔지는 미지수다. 당시 민주당 의총에선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을 거부한 바 있다.

이용섭 대변인은 "원내대표끼리 합의한 내용을 대통령이 확인해 준 것"이라며 "내일 의총에서 반응이 어렵지만 현재의 민주당 안은 ISD 폐기를 위한 '비준 전 재협상'이다. 안되면 내년 4월 총선에서 국민들에게 맡기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이 대통령의 새로운 제안을 민주당이 받아들이면 야권공조를 파기하겠다"고 밝혔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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