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SK가 수년 간 수백억원을 투입하며 공을 들였던 해양심층수 사업을 결국 포기했다. 값비싼 해양 심층수를 구매하려는 고급 생수 수요가 채 형성돼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더 이상 지속할 경우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경영적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이미 SK는 지난 3년 간 수백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지만 오히려 자본 잠식이라는 쓴잔을 마셨을 뿐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인 SK가스가 89.59%(457만5787주)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는 해양심층수 사업체인 파나블루의 지분전량을 옥천씨앤아이와 장유경씨에게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228억7800여만원이다.

그동안 SK그룹은 파나블루가 적자가 누적돼 사실상 완전 자본잠식상태에 빠지면서 95%의 무상감자 후 15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회생에 노력했지만 사실상 별다른 개선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비록 파나블루의 적자가 누적돼 사실상 완전 자본잠식상태에 빠졌지만 SK측은 최근 까지만해도 포기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판단을 내렸던 터다.

파나블루는 자본금을 135억원에서 6억원으로 감소시키는 95% 무상 감자를 실시한 뒤 주주들을 대상으로 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회생을 꾀하기도 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SK가스의 자금 수혈도 진행이 됐지만 결국 누적적자와 함께 향후 사업 성공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여긴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사업을 포기하게 된 것이다.

파나블루는 SK그룹이 해양심층수 사업을 위해 지난 2002년 설립한 회사다. 지난 2008년 8개 해양심층수 사업자중 하나로 지정돼 사업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파나블루가 내놓은 해양심층수 ‘슈어(Sure)'는 일반 생수보다 미네랄 함량이 20배 이상인 제품들이었다. 이 제품은 세계최고 깊이인 수심 1500미터에서 취수한 물로, 청정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부도 정부는 지난 2008년 해양심층수 5개년 계획을 세우면서 일본처럼 우리나라 해양심층수 시장도 급속도로 확대돼 오는 2018년이면 시장 규모가 2조원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난해 먹는 해양심층수 전체 매출은 71억원에 그쳤고, 올해도 150억원에 그칠 것으로 관련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파나블루는 지난 2009년과 2010년 잇따라 50억원대 손실을 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적자 누적에 지난해말 현재 총자산 184억원중 자본은 6억원, 사실상 자본잠식상태에 도달했다.

SK가스 관계자는 “심층수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사업을 포기하고 지분전량을 매각했다”며 “향후 해양심층수 사업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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