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지난 2009년 이후 공기업의 노동생산성이 크게 좋아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민간에 비해 높은 임금 수준이 크게 작용하기는 했지만, 공기업의 노동생산성 증가폭은 대기업을 앞질렀다. 특히 민영화 두고 논란이 거센 인천공항공사 등은 노동생산성의 절대 수준과 증가폭이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나 매각 반대 여론에 기름을 부을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한국조세연구원 공공기관 정책연구센터에 의뢰해 분석한 내용을 보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눈에 띄게 떨어졌던 공기업의 노동생산성은 2009년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1인당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공기업이 31.6%, 민간 대기업이 24.9%로 공기업의 생산성 증가 속도가 더 빨랐다.

기관별로는 지난해 기준으로 직원 1인당 7억2800만원의 수익을 낸 인천공항공사와 11억5000만원의 수익을 낸 도로공사, 6억2900만원을 벌어들인 전력공사 등이 노동생산성의 절대적인 수준과 증가폭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관광공사와 철도공사 등은 지난해 1인당 수익이 각각 2400만원, 4200만원에 그쳐 노동생산성의 절대적인 수준과 최근 증가율에서 모두 하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분야별 성적을 보면, 독점적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는 마사회(스포츠업)와 직원 수가 적은 대한주택보증(주)(금융업)의 노동생산성이 각각 11억7600만원, 10억7000만원 등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직원 수 3만명을 웃도는 철도공사(운수업)는 1인당 수익 규모가 4300만원에 그쳐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았다.

공기업의 노동생산성을 좌우한 건 임금이었다. 평균임금(인건비)에 총요소생산성과 노동대비 자본비율을 곱해 구하는 1인당 노동생산성에서 인건비를 빼면, 생산성 증가폭은 대폭 줄어들었다. 공기업의 임금 수준이 민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미다.

이호동 재정부 제도기획과장은 "공기업의 자구 노력과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 등에 힘입어 노동생산성이 크게 좋아졌지만, 인건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순수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정부는 조사 결과를 공공기관 인력 운용과 임금체계 등에 반영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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