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일 우리나라의 2012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8%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은 종전 전망치(4.2%)보다 0.6%p 낮은 3.6%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대외 여건이 나빠져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내수 덕에 성장률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도 물가는 3.4% 정도 오를 것으로 점쳤다. 올해 물가는 당초 예상(4.1%)보다 높은 4.4%를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상수지는 대외 여건 악화와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올해 213억달러에서 내년 151억달러로 흑자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실업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3.5%를 기록하고, 내년도 연간 신규 취업자 수는 30만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의 전제가 되는 연평균 원유도입 단가는 올해(배럴당 105달러)보다 약간 떨어진 배럴당 100달러 내외, 원화가치 상승폭은 연평균 5%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 악화에 따라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 2분기와 3분기 성장률(3.4%)이 잠재성장률을 밑돈데다 광공업 생산의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고 했다. 또 내수는 크게 위축되지 않았지만, 수출 증가세는 서서히 둔화되고 있다고 했다.

부문별로 고용은 경제활동참가율이 상승해 증가세가 이어지고, 임금상승률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자물가는 크게 올랐지만, 상승세가 확대되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했다. 금융시장에선 국제 시장의 불확실성이 반영돼 변동성이 높아졌고, 가계대출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KDI는 다만 "세계 경기 둔화로 국제 원유와 원자재 가격이 안정돼 교역조건이 더 나빠지지는 않았다"며 "우리 경제가 당분간 성장세는 둔화되겠지만, 내수의 기여로 성장률이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KDI는 따라서 "앞으로의 경제정책은 안정적인 거시경제 운용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대외여건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여력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경기가 완만히 둔화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정책기조를 긴급하게 전환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KDI는 아울러 "현 상황에서는 물가 및 가계부채 등 내부 불안요인을 해소하고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대외여건 악화에 대한 대응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외여건이 예상보다 크게 악화되는 경우, 물가 및 가계부채 등으로 통화정책 완화 여지가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해 재정정책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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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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