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울산 현대가 수원 삼성을 물리치고 2011 K리그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울산은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K리그 2011 챔피언십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전·후반을 1-1로 마치고 승부차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울산은 오는 26일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정규리그 2위 포항과 플레이오프 단판 승부를 치른다. 내년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도 확보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와 FA컵 준결승에서 수원을 상대로 승리가 없었던 울산은 경기 전부터 설욕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예상을 깨고 울산은 초반부터 측면수비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과 적극적인 제공권 싸움을 펼치며 수원을 압박했다.

4-2-3-1의 울산은 전방에 김신욱이 나서고 설기현이 처진 스트라이커로 뒤를 받쳤다. 고슬기와 박승일이 좌우날개에 서고 에스티벤과 이호가 중원을 책임졌다. 포백(4-back) 수비는 좌측부터 최재수, 이재성, 곽태휘, 이용이 자리했다. 골문은 김영광이 지켰다.

울산은 전반 10분 최재수가 좌측에서 밀어준 공을 박승일이 왼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지만 정성룡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15분 박승일은 김신욱의 침투패스로 골키퍼와 맞섰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울산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21분 이재성이 문전으로 연결된 공을 받아 옆으로 살짝 내줬고 김신욱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선제골을 터뜨린 울산을 전방부터 철저한 압박으로 수원의 공세를 차단했다. 역습으로 추가 골을 노린 울산은 전반 추가 시간 에스티벤의 크로스를 박승일이 문전에서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갔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울산은 후반 들어서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1분 설기현이 우측에서 올린 크로스가 수비 맞고 튀어 올랐다. 김신욱이 공을 가로채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정성룡이 발을 뻗어 막아냈다.

수원이 박종진을 투입하며 공세를 강화하자 울산은 에스티벤과 이호를 아래로 포진시키며 수비 숫자를 늘렸다. 공격에서는 설기현과 박승일이 위치를 바꾸며 적극적인 측면 돌파를 시도했다. 김신욱은 문전에서 적극적인 몸싸움을 펼치며 찬스를 만들었다.

고전하던 수원이 극적인 만회골을 터뜨렸다. 후반 36분 오장은이 문전 혼전 상황에서 돌파를 시도하며 김영광의 파울을 이끌었다. 심판은 지체 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마토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패배의 위기에서 벗어난 수원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울산도 공격을 강화하며 막판까지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다. 결국 전·후반 90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경기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연장전에서 수원은 디에고와 게인리히까지 투입하며 총공세로 맞섰다. 울산은 김신욱의 제공권으로 맞섰다. 최재수를 빼고 루시오를 투입하며 공격 숫자도 늘렸다.

치열한 승부는 연장에서도 판가름 나지 않았고 결국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승부차기에서 수원은 염기훈, 양상민, 최성환이 연속 실축을 범하며 무너졌다. 울산은 마지막 키커 고슬기가 골을 성공시키며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성남에 FA컵을 내주고 AFC챔피언스리그 마저 결승진출에 실패한 수원은 이날 경기에서 한 장 남은 AFC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끈질긴 승부로 명승부를 펼쳤지만 울산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관의 제왕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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