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아 기자]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24일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법조계, 학계, 업계 등 각계의 전문가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1년도 건전증시포럼'을 개최했다.

김도형 시장감시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 증시가 양적인 성장을 해왔지만 '공정과 질서'라는 질적인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불공정거래와 관련한 세부적인 조치가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불공정거래에 대한 처벌 등의 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지만 검찰에 통보되지 않아 적시에 처벌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개정 자본시장법에 관련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불공정거래에 대한 법원의 처벌 수위도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수많은 불공정거래사건이 검찰에 송치돼 법원의 판단을 받았으나 집행유예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공정거래환경 조성을 위해 법원의 엄정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초단타매매, 알고리즘거래 등에 대한 효율적 감시를 위해 고도화된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현재 시스템으로는 나날이 발전하는 거래기법을 적시에 적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시감위의 감시 시스템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최근 자본시장 환경 변화와 관련해 "자본시장, 공정과 신뢰 어떻게 지킬 것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정순섭 서울대학교 법대 부교수가 '금융시장 환경 변화와 불공정거래 법적과제'를 금융연구원 실장이'자본시장 환경변화와 시장감시의 진화',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이 '기술 발전에 따른 알고리즘 및 고빈도매매의 증가와 규제환경의 변화'에 대해서 각각 주제를 발표했다.

정순섭 교수는 "공정한 거래질서와 원활한 유통을 위해서 불공정거래로 인한 재산적 이익은 반드시 환수할 수 있도록 시세조종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입법기술상의 한계로 인하여 형벌적 처벌이 어려웠던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대해서는 과징금 부과 등 제재수단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태훈 실장은 "투자은행과 헤지펀드 도입은 자본시장 선진화를 촉진한다는 장점이 많으나 그에 따른 위험을 상시 모니터링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대체거래시스템(ATS) 도입 역시 경쟁촉진을 통한 시장의 효율성 제고라는 장점이 있지만 최선집행의무 등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고 불공정거래를 방지할 수 있는 통합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인형 실장은 "최근 금융 IT기술 발전으로 인해 알고리즘 및 고빈도매매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부적절한 매매패턴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최신의 감시기법을 마련하는 등 감시기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제 발표에 이어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의 사회로 정규재 한경 논설위원, 신동혁 준법감시협의회 부회장, 김영모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패널로 참가해 의견을 나눴다.

이민아 기자 male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