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검찰 비리에 대한 경찰 수사를 사실상 차단하고 내사 및 수사 개시에 관해서까지 검찰의 지휘를 받도록 한 '검ㆍ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으로 일선 경찰관들의 불만이 폭발한 가운데 검찰이 내부비리 감찰 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 눈길을 모은다. 경찰의 거센 반발로 자칫 검찰에 대한 국민의 여론이 악화될 것을 우려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대검찰청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서 전국 5개 고등 검찰청 및 18개 지방 검찰청의 감찰담당 부장이 참석한 '전국 감찰담당 부장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검찰은 모든 검찰청에 감찰전담 검사와 수사관을 두고 대검 감찰본부를 중심으로 고ㆍ지검 및 지청의 감찰활동을 지원하는 식으로 감찰업무 체계를 일원화하는 내용이 핵심인 '감찰일원화' 제도 등 최근 개선·확립된 감찰 제도를 점검했다.
　
검찰은 이를 위해 전국 검찰청에 113명의 감찰전담 검사, 116명의 감찰전담 수사관을 조만간 배치해 매월 감찰활동 결과를 보고토록 할 방침이다.

또한 비위가 발생했을 때 비위를 저지른 당사자 뿐 아니라 지휘부의 책임 여부를 기관장이 직접 점검토록 하는 책임감찰제도 도입키로 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익명의 '내부제보 시스템'이다. 검찰 공무원이 검찰 내부의 비위나 구조적 문제 등을 익명으로 감찰본부에 제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 홈페이지(www.kbei.org)의 '대검찰청' 배너를 클릭해 검찰공무원 신분을 확인한 뒤 제보하는 방식이다.
　
검찰은 또, 부당한 알선ㆍ청탁을 근절하기 위해 업무에 관한 청탁을 받은 검찰공무원이 해당 내용을 감찰본부에 보고하면 보고자를 '청탁거부자'로 인정해 우대하고, 청탁을 한 사람은 경우에 따라 징계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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