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SK그룹 회장 일가 선물투자 의혹 관련 핵심인물인 김준홍(46)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중희 부장검사)는 25일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김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김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전 피의자심문)을 진행한 서울중앙지법 김환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글로웍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구속됐다 보석으로 석방된 김씨는 SK그룹 상무 출신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 형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지난 2007년부터 SK그룹 18개 계열사에서 유치한 투자금 2천800억원 중 약 500억원을 최 회장의 선물투자 자금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경영컨설팅업체에 빌려준 것처럼 서류를 꾸며 자신의 차명계좌로 빼낸 돈을 자금세탁을 거쳐 김원홍(50.해외체류) 전 SK해운 고문 계좌로 보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원홍씨는 최 회장의 5천억원대 자금을 선물에 투자했다 3천억원대 손해를 본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최재원 그룹 수석부회장이 차명보유한 비상장 주식 6천500여주를 액면가의 700배인 주당 350만원에 사들여 회사에 손해를 입히고 베넥스 자금 25억원을 자신의 장인이 회장으로 있는 업체로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의 횡령액과 배임액이 각 1천800억원과 200억원 가량으로 총 범죄금액이 2천억원 상당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베넥스 계좌에서 정상 투자처 외에 다른 곳으로 빠져나간 자금은 모두 김씨의 횡령액으로 분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그간의 검찰 조사에서 횡령·배임의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며 최 회장 형제로부터의 지시는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에 대한 신병이 확보된 만큼 이번 주말 베넥스에 투자한 SK 계열사들의 회계책임자 등 그룹 관계자를 소환 조사한 뒤 다음 주 초 횡령 과정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최 부회장을 소환해 사법처리 수순을 밟을 계획이다.

검찰은 최 부회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태원 회장에 대한 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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