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애플과의 특허 소송에서 매번 지던 삼성전자가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호주 항소심 승소에 이어 미국서도 애플의 ‘갤럭시탭’ 판매금지 신청이 기각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지방법원은 2일(현지시간) 애플이 제기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판매금지 신청을 기각했다.

산호세 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삼성전자의 제품이 애플에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줬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루시 고 판사는 이에 앞서 한 논문에서 “애플의 디자인 특허가 무효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이패드 이전 미디어그룹 나이트라이더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아이패드의 평평하고 앞면 전체가 화면으로 돼 있는 디자인이 이미 있었기 때문”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삼성전자 역시 애플의 디자인 특허가 무효라며 이 디자인이 등장하는 동영상을 증거로 제출한 바 있다. 영화 2001 오딧세이에서도 아이패드 디자인과 흡사한 태블릿PC가 등장한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독일, 네덜란드(2건), 호주 등지에서 연이어 애플에 패배했다. 결국 호주에서 항소심에 승리하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미국에서도 애플의 판매금지 신청이 기각되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다음 재판은 프랑스다. 삼성전자는 유럽 일부 국가와 일본 등지에서 애플의 ‘아이폰4S’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삼성전자의 표준 특허 기술과 일부 사용자환경(UI)에 사용된 이미지 등을 애플이 베꼈다는 것이다.

이 중 프랑스 파리법원은 오는 8일 가장 먼저 아이폰4S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만약 파리법원이 삼성전자의 아이폰4S 판매금지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역전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애플의 디자인 특허가 힘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표준특허가 인정 받을 경우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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