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맥주가격이 오른다. 2009년 10월 이후 2년여 만이다. 이에 따라 연말 송년회 모임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오비맥주는 오는 11일부터 카스, OB골든라거, 카프리 등 주요 맥주제품의 출고가를 7.48% 인상한다고 8일 밝혔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인 카스 병맥주의 경우 500㎖ 기준으로 출고가가 1021.80원에서 1098.22원으로 76.42원 오르게 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과 제조비, 물류비 상승의 영향으로 두 자릿수 이상의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했다"면서 "하지만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기조와 소비자 부담을 감안해 인상폭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맥주 출고가가 오름에 따라 소비자가격은 11일부터 대형마트의 경우 기존 1200원에서 1300~1350원으로, 편의점은 기존 1300원에서 1400~1450원으로 100~150원 가량 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 주점 등 일반 업소의 경우에는 곳에 따라 3000원부터 5000원까지 다양하게 판매되지만 당장은 아니더라도 순차적으로 대략 500원 정도가 오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당초 오비맥주는 지난달 19일부터 10% 가량 가격을 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관련 부처인 국세청 등 정부가 난색을 표함에 따라 인상 계획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 요인이 커짐에 따라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어쩔 수 없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존 10%대 인상안에서 7%대로 폭을 낮춘 것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업계에 권고한 가이드라인 이내로 정부 시책에 동조하고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맥주업계는 최근 1~2년 사이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류비용 증가, 공장 가동비 증가, 맥주의 주원료인 맥아 등 국제곡물가격 상승 등 전 부문에 걸쳐 원가 부담 요인이 커져 가격 압박을 받아 왔다.

이에 반해 하이트진로는 "현재로선 가격 인상에 관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원가 부담의 정도가 회사가 감내할 수 있는 정도는 되는 것 같다"며 "아직 인상에 대해 검토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오비맥주가 가격인상 추진할 당시에도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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