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올 한해 아파트 시장은 양극화의 한 해였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국민의 주거 안정은 최악의 상황에 치달았다. 매매가격은 끝없이 폭락해 '하우스 푸어'를 양산했으며 전셋값은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지방도 전셋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하지만 부산, 대전을 필두로 집값까지 같이 뛰면서 오히려 경기가 살아나는 결과를 낳았다.

◇매매 "집 괜히 샀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1월까지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2.99%로 나타났다. 광역시를 비롯한 지방 시·도의 가격 상승에 힘입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방은 광역시(14.92%), 지방 시·도(14.10%) 모두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수도권은 보합세를 보인 경기(0.04%)를 제외한 서울(△1.20%), 신도시(△0.32%), 인천(△1.83%)지역 모두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규모별로는 소형~중소형 주택형이 강세였다. 특히 지방은 소형 주택 품귀현상으로 집값이 크게 올랐다.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던 수도권에서도 일부 전세 수요가 소형 매매로 전환됨에 따라 소형 주택형이 유일하게 상승곡선을 그렸다.

서울은 작년보다 하락폭은 감소했으나 거래 부진에 따른 약세가 지속됐다. 연초 재건축 단지의 호가 상승, 전셋값 상승에 따른 매매 전환 수요 등으로 거래시장이 활기를 보이는가 싶었다. 하지만 3월 이후 DTI규제 부활, 물가폭탄, 금리인상 등 경기 악재가 이어져 매매시장이 급속 냉동됐다.

하반기에는 미국·유럽발 글로벌 경제 불안까지 엄습한데 이어, 국내 부동산 시장의 가계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매수심리가 더욱 위축됐다.

지역별로는 강남구(△3.93%), 강동구(△3.36%), 도봉구(△2.66%), 강서구(△2.01%), 양천구(△1.57%) 순으로 하락했다.

집값 급등의 진원지로 손꼽히는 강남구는 연초 재건축 급매물의 거래가 이어졌으나 각종 악재로 간간히 이뤄졌던 거래마저 끊겼다. 다만 12.7대책에 따라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에 따른 영향은 향후 지켜볼 과제로 꼽혔다. 강동구도 보금자리 악재와 재건축 시장 약세로 매물 적체 현상이 1년 내내 이어졌다. 양천구도 시장 관망기조가 지속됐으나 목동 일대 중형 주택형이 내림세를 주도했다.

수도권은 전셋값 폭등 부담으로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됨에 따라 경기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경기 남부지역인 평택시(5.10%), 이천시(3.96%), 안성시(3.74%), 오산시(2.70%), 화성시(2.61%) 등이 올랐다. 과천시(△7.01%), 인천 서구(△4.10%), 김포시(△3.49%), 인천 연수구(△3.49%), 광주시(△2.74%) 등은 가격이 떨어졌다.

지방은 경남(24.11%)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광주(19.94%), 부산(19.12%), 전북(15.71%), 충북(15.31%) 등이 뒤를 이었다.

경남권은 부산-김해 경전철 개통 등 교통 호재가 있는 김해시와 조선산업의 중심지인 거제시 등이 각종 개발호재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상승세를 주도했다.

◇전셋값 "하늘 높은 줄 몰랐다"= 2011년 전국의 전세가 변동률은 14.83%로 전년 동기 보다 2배 이상 상승했다. 수도권은 서울 13.72%, 경기 16.51%, 신도시 13.94%, 인천 5.39%로 나타났다. 인천을 제외한 전 지역이 큰폭으로 올랐다. 지방 역시 광역시 16.20%, 기타 시·도가 16.78%로 전년보다 강세를 보였다.

서울은 강동구(19.51%), 서초구(16.97%), 성북구(16.81%), 도봉구(16.22%), 강남구(15.94%) 순으로 가격이 뛰었다. 하락한 지역은 없었다.

강동구는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돼 전세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재건축 단지의 이주수요까지 몰리면서 연간 19.51%나 껑충 뛰었다.

강남권인 서초구·강남구는 대치동 청실·우성아파트의 이주수요가 대거 늘어난데 반해, 전세물량 공급이 부족해 각각 16.97%, 15.94%나 올랐다. 이는 서울 평균 상승률인 13.72%를 넘어선 수치다.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세시장은 화성시(25.56%), 군포시(21.89%), 이천시(20.21%), 하남시(19.81%), 용인시(19.79%) 순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경기 남부지역인 화성시는 삼성 반도체 등 대기업 직장인 수요로 오름폭이 컸다. 군포시는 중소형 아파트 비중이 높은 곳에서 신혼부부 수요 등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가격 상승을 이끌어 25.56%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광역시 및 지방 시·도는 매매시장과 더불어 전세시장도 강세였다. 광주(24.18%), 충북(22.76%), 경남(21.02%), 강원(19.18%), 부산(17.58%) 등의 순으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광주는 2015년 하계 유니버스아드대회 선수촌 건설 등의 사업에 따라 매매가격이 폭등했다. 충북은 충주기업도시 개발과 CJ 등 첨단산업단지의 기업유치로 근로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셋값이 상승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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