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인도 다음으로 세계 2위 금 소비국인 중국의 금 수입 규모가 4개월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홍콩 정부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 10월 중국이 홍콩을 통해 수입한 금 규모는 85.7t이라고 보도했다. 4개월 연속 사상 최대 수준이다. 중국의 10월 금 수입 규모는 9월 수입량 56.9t 보다 50% 늘어난 것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40배 이상 급증했다. 세계 금 수요의 4분의 1 이상이 중국에서 나왔다.

아시아의 최대 금 거래 시장인 홍콩은 중국으로 금이 유입되는 주요 통로다. 중국 정부는 금 수입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홍콩을 통해 대부분의 금을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그 양을 가늠할 수 있다.

중국의 금 수입이 급증한 것은 금을 향한 중국인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지만, 최근 런던금속거래소와 상하이황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값 격차가 많이 벌어져 금 수입에 따른 매매차익을 챙기려는 투기세력들이 날뛰고 있는 것도 새로운 원인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톰 켄달 크레디트 스위스 귀금속 전문 애널리스트는 "9월 말 부터 10월까지 런던, 상하이 거래소간 금 거래 가격 차이가 커서 금 수입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면서 "9월 상하이금거래소에서 금은 런던에서 보다 온스당 50달러씩 더 높게 거래됐다"고 말했다.

켄달 애널리스트는 올해 전체 중국의 금 수입 규모가 470~490t에 이르러 지난해 245t의 2배로 늘 것이라고 진단했다. 귀금속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금 이 추세대로라면 중국의 금 수입 규모가 500t을 쉽게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금 매수세가 가장 강세를 나타내는 시기는 춘절(음력 1월 1일) 전·후 인데, 이 때문에 연말까지 금에 대한 인기가 식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금도 중국 귀금속 매장 곳곳에서는 2012년 용띠 해를 기념해 용무늬가 새겨진 금괴나 금화, 장식품 등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다만 최근 위안화 약세, 달러화 강세로 환율을 감안할 때 중국인들이 예전 보다 더 비싼 가격에 금을 사야한다는 점은 11월부터 중국의 금 수입 규모가 줄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또 런던과 상하이 거래소에서의 금 가격 차이가 최근에는 거의 나지 않을 정도로 많이 좁혀졌다는 점도 향후 중국의 금 수입 규모가 줄어들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준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2.8% 하락한 온스당 1688.20달러에 마감했다. 런던금속거래소에서도 금 가격은 2.7% 하락한 1664.19달러를 기록했다. 유럽 부채위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금값은 7주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박선미 기자 psm82@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박선미 기자 psm82@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