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한국형 헤지펀드가 오는 23일 첫 선을 보일 예정인 가운데 상품 준비를 마친 자산운용사들이 16일부터 펀드 설정에 돌입했다. 헤지펀드 1호 설정액은 최소 100억원에서 최대 500억 규모로, 시드머니(Seed Money)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식 출범을 일주일 앞두고 헤지펀드 설정에 돌입한 운용사들은 펀드의 '패밀리네임'을 확정하는 등 막바지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앞서 프라임브로커(PB) 선정을 끝마치고 헤지펀드 운용팀 진용을 갖춘 운용사들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적극 마케팅을 벌이면서 자금 유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자금유치에 가장 성공적인 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다. 삼성운용은 최근 헤지펀드 패밀리네임을 'H클럽'으로 확정하고 1호 상품으로 '삼성H클럽에쿼티헤지전문사모투자신탁' 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총 설정액은 500억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투신운용도 한국증권 및 PB로 선정된 우리투자증권으로부터 총 500억원의 시드머니를 확보했다. 1호 펀드의 이름은 '한국투자펀더멘탈롱숏'이다. 서정두 한국운용 AI(대안투자) 본부장은 "롱숏펀드이지만 운용 초기에는 롱 위주의 전략을 취할 것"이라며 "재간접 헤지펀드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운용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도 퀀트의 약자를 딴 '스마트Q'라는 패밀리네임을 가진 총 3개의 헤지펀드를 내놓는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에서는 '스마트Q토탈리턴전문사모투자신탁(채권)'과 '스마트Q오퍼튜니티전문사모투자신탁(주식)' 등 2종이,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는 '이지스롱숏전문사모투자신탁(주식)' 1종이 선보인다. 시드머니는 펀드당 200억원씩을 확보했다. 이준용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금융공학부문 대표는 "국내물 뿐만 아니라 아시아주식과 채권으로 차별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UBS자산운용은 내부 공모를 통해 헤지펀드 패밀리네임을 '프라임'으로 정하고 '하나UBS프라임롱숏알파' 펀드를 내놓는다. 시드머니를 포함한 1호 펀드 설정액은 25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퀀트 기반의 아시아롱숏펀드를 내놓는 한화운용도 250억원 상당의 시드머니를 확보했다. 이달 초 HMC투자증권 PI팀 김현태 이사를 헤지펀드 운용팀장으로 새로 영입한 우리자산운용은 100억원 상당의 실탄으로 시작한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헤지펀드 패밀리네임을 '명장'으로 정했으며, 기관투자가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오늘 펀드 설정을 시작으로 금융감독원 심사를 거쳐 23일 헤지펀드 1호가 등록된다"며 "펀드의 적정 운용 사이즈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시드머니 확보가 중요하며, 펀드 등록 이후 기관투자가와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치열한 유치전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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