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온라인 마케팅의 불법성 여부를 조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혐의 없음'으로 결론이 내려졌지만 최근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까 진땀을 흘러야 했다.

23일 본지가 확보한 FTC 공문(파일 넘버 112-3110)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최근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FTC로부터 '섹션5' 위반 여부를 조사받았다.

섹션5는 온라인 마케팅에 관해 투명하고 합법적인 상호 간 거래를 요구하는 조항이다. FTC는 HMA의 법률 변호인 앞으로 보낸 공문에서 "현대차가 섹션5를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며 "우리 조사는 블로거들이 현대차 광고를 노출할 때 상품권 등의 금품 거래가 있었느냐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섹션5에 따르면, 블로거가 특정 회사로부터 비용을 받고 광고나 광고성 기사를 노출할 때는 반드시 공지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해당 블로거는 물론 광고주까지 처벌을 받는다. 업계는 현대차가 연말 시즌과 내년 슈퍼볼 이벤트를 겨냥해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논란에 휩싸인 것으로 보고 있다.

FTC는 조사 결과 현대차의 위법성이 없었던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FTC는 "현대차는 사전에 금품 거래를 알지 못했고 일부 금품을 받은 블로거들도 이를 공지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특히 현대차의 내부 규정에도 블로거와 금전 거래시 이를 명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FTC가 현대차를 무혐의로 결론을 내린 또 다른 근거는 블로거와의 거래 주체가 현대차가 아닌 외부 마케팅 대행사라는 점도 작용했다. 따라서 위법 행위 여부를 따져야 할 대상도 현대차가 아닌 마케팅 대행사라는 설명인 것이다.

FTC가 '혐의 없음'으로 결론을 내리면서 현대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불법 행위는 없었지만 FTC 조사 자체가 불필요한 논란을 낳으면서 최근의 성장세에 발목을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59만4926대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연말까지 63만대 판매도 가능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FTC 조사가 확대됐다면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는 훼손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현대차의 미국 내 입지가 한층 강화되고 있어 괜한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생산부터 마케팅까지 모든 전략을 꼼꼼히 챙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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