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이틀간 김정일 북한 김정일위원장을 조문 방북을 마치고 돌아온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조문단은 27일 저녁 서울 삼청동 삼청각에서 류우익 통일부 장관과 만참을 가졌다. 사전 협의에서 정부의 배제로 조문단에 함께하지 못했던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이 자리에 참석해 류 장관에게 서운함을 표시했다.

박 의원은 이날 만참에서 "저도 왔다. 많이 섭섭하다. 그쪽(북한)에서도 저희에 대해 묻고 같이 갔으면 좋았을 텐데…좋은 메시지를 받을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생각을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또 "6·15 관계자들이 방북할 수 있도록 장관님이 도와달라"는 요청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류 장관은 "남북관계 진전이 잘되면 뭐 혼자도 가시고 두분도 가시죠"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진전이 되면 다닐 수 있는거죠. 진전되게끔 하기위해 그러는거죠"라며 불만을 직설적으로 표현했고, 류 장관은 "노력합시다"라고 말하며 서둘러 마무리했다.

류 장관은 박 의원과의 신경전에 앞서 이 여사에게 먼저 "먼길 다녀오셨는데 건강은 괜찮으시죠"라며 "이 여사께서 말씀하신대로 그것이(조문이) 향후 남북관계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인사했다. 그는 또 "대통령께서 추운데 원로(먼 길)에 갔다 오시느라고 애 많이 쓰셨다고 저보고 꼭 전달하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여사는 "(대통령에게)평양에 가게 해주셔서 고맙다고 전해달라"고 짧게 대답했다.

류 장관은 현 회장에게 "현 회장님 일도 잘 풀리길 기대한다"는 뜻도 밝혔다. 여기에서 현 회장의 일은 금강산 관광이나 남북경제협력사업을 뜻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현 회장은 "(정부가)이에 대해 많이 도와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날 만찬은 식사 전 인사 단계만 공개된 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됐다. 류 장관이 주재한 이 자리에는 이 여사와 현 회장과 박 의원을 비롯해 장경작 현대아산 사장, 이 여사의 3남 김홍걸씨 등이 참석했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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